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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금융위기 재발?...다른 '신흥국 전이' 없을 듯

2019-08-14 13:40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금융시장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포퓰리즘인 '페론주의'를 따른다고 알려진 좌파 후보가 예상 밖으로 완승을 거두자,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면서 '금융위기 재연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멕시코나 브라질 등 '다른 신흥국으로 위기가 전이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중도 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친 시장주의'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을 큰 표차로 제압하자, 페르난데스의 러닝메이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지난 2007~2015년 집권 당시 추진했던 '포퓰리즘과 보호주의 정책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걱정으로, 금융시장이 맨 먼저 요동쳤다.

13일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전날 '두 자릿수(장중 한때 33%) 폭락'에 이어, 이날 4.76% 추가로 하락, 미 달러당 55.65페소로 마감됐다.

아르헨 중앙은행이 이틀간 2억 5500만 달러를 내다 팔았으나, 역부족이었다.

페르난데스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재협상 의사를 밝히면서, '국가 부도에 대한 불안감'도 커져, 블룸버그는 아르헨이 5년 이내에 디폴트에 빠질 확률이 75%로, 예선 전 49%에서 급등했다고 밝혔다.

12일 현재 아르헨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0.16%포인트로 하룻만에 10.00%포인트나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30년 만기 달러표시 국채 가격은 12일 전일대비 24.5% 급락하면서 금리는 급등했고, 이날 주가도 장중 한때 38%나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 전체가 패닉상태였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채권자의 채무재조정 및 IMF 구제금융 패키지 재협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페르난데스 후보 측이 어느 정도 온건한 정책기조를 보이지 않는다면, 페소 환율이 급등하면서 디폴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성장률이 2%로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은 50%에 달할 것으로 보면서, 2020년 아르헨 국채의 '채무불이행 확률이 적어도 50%' 정도라고 주장했다.

김권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경기하강, 물가상승 등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마크리 대통령의 긴축정책으로 표심이 상당 폭 이탈, 페르난데스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채권보유자들에 대한 대우, IMF와의 재협상 가이던스 등 정책방향에 대한 세부 내역을 조속한 시일 내 제시하지 않을 경우, '금융 발작이 수시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멕시코나 브라질 등 다른 신흥국으로 위기가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르헨 금융위기 발발 시, 이 리스크가 다른 신흥국으로 확산되기보다, 자체 또는 외환유동성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용주의 좌파인 멕시코 오브라도르 정부와 브라질은 외환유동성 대응능력이 좋고, 거시건전성이 양호하므로 확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아르헨은 이미 2차례의 디폴트를 경험했으며, IMF 구제금융에 있는 만큼, 다른 지역으로의 금융 불안 전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브라질로 전이될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된다"며 "브라질과 아르헨은 '다른 펀더멘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취약신흥국 불안심리를 자극',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권식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하강, 미중 무역전쟁에 아르헨 금융불안이 겹치면서 위험회피 성향이 커져, 중남미 통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 취약신흥국 불안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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