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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해체, 금감원 은행감독권 한은에 이관해야"

2014-08-29 17:11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1997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감독위원회와 통합 금융감독원으로 탄생되고 이어 2008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체제를 갖춘 현재의 금융감독제도는 설립될 때 부터 태생적인 오류를 안고 있었다. 즉 1997년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IMF는 한국의 금융위기가 정부의 금융부문에 대한 개입으로 금융의 비효율과 기업부채가 증가한데 원인이 있다고 보고 한국정부와 체결한 구제금융지원 의향서에서 "운영 및 재정상의 자율성"이 보장된 "강력하고 독립적인 감독기구"를 설립할 것을 주문하였다.

한국정부는 금융감독정책을 수립하고 금융감독원의 감독업무를 지도, 감독하는 금융감독위원회를 금융감독원과 별도로 설치하였다. 이어 2008년에는 금융감독정책과 더불어 국내금융정책도 관장하는 금융위원회로 확대, 개편됨으로써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었던 관치금융문제가 더욱 악화될 소지를 안고 있었다.

그 결과는 2001~03년 중에 발생한 신용카드 대란, 2011에 발생한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금융파동은 금융감독의 독립성 확보와 금융정책과 감독정책 분리의 필요성을 환기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전문성 부족과 감독사각지대 가능성 등 통합감독의 문제점도 드러내었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글로벌 차원에서 금융감독제도에 일대 전환기가 되었다. 즉 시스템위기의 사전예방을 위한 거시건전성 규제의 중요성이 대두했다. 위기의 사전예방이나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최종대부자기능을 수행하는 중앙은행의 금융안정기능이 다시 재조명받는 계기가 되었다.

   
▲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회장이 최근 자유경제원 주최로 열린  <제4차 정치실패 연속토론회  "금융거버넌스 위기, 어디서 왔나>에서 패널로 참석, 금융위 해체, 금융감독및 정책기능의 분리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1998년 통합감독체제를 구축했던 영국은 감독제도를 영란은행으로 다시 이관하고 미국도 FRB의 감독기능을 강화하는가 하면 최근 유럽연합은 유럽중앙은행 산하에 유럽통합감독기구를 설치하는데 합의하는 등 중앙은행의 금융감독기능이 속속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 이밖에 파생상품 등 소비자가 그 위험도를 이해하기 어려운 금융상품들로 금융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금융소비자보호가 강조되는 추세다.
 

이러한 추세에 부응하여 금융감독의 독립성 확보,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의 분리, 국내외 금융정책 조화도모, 감독의 분권화와 전문화, 건전성규제 강화, 중앙은행 금융안정기능 강화, 소비자보호 강화, 감독당국의 책임성 투명성 제고, 감독 당국간 유기적 협조체제 구축, 감독제도의 국제적 정합성 제고 등 10대 금융감독제도 개편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개편방향에 따라 현행 금융감독원 기능 중 은행과 제2금융권 감독은 한국은행에 신설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되는 금융건전성감독원으로 이관하고 남은 증권 보험 파생상품 감독은 재편되는 금융감독원 조직인 금융시장감독원이 담당하는 것이 분권화 전문화의 필요성과 감독사각지대 해소에 부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건전성감독원과 금융시장감독원은 각각 금융건전성감독과 금융시장감독에 대한 정책수립과 감독검사업무를 수행하며 임원의 임기가 보장된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하여 독립성을 보장하고 그 안에 각각 금융건전성감독위원회와 금융시장감독위원회를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설치한다.

관치금융의 우려가 큰 금융위원회는 해체하여 국내 금융정책기능은 재정경제부의 국제금융정책기능과 통합하고, 금융시장감독기능은 금융시장감독원의 금융시장감독위원회에, 금융건전성감독기능은 금융건전성감독원의 금융건전성감독위원회에 이관한다. 이 밖에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기능은 금융시장감독원에 현행대로 금융소비자보호처로 두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당국들 간의 유기적인 협조를 강화하기 위한 금융안정위원회를 설립한다. 아울러 감독당국의 책임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조치들도 도입한다.
 

중요한 것은 최근 국제적 흐름에 부응하면서 관치금융청산으로 금융산업 발전과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에도 부응하는 방향으로 10~20년을 내다보는 새로운 금융감독제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 중심에는 관치금융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금융위기를 겪고도 관치금융의 고삐를 놓지 않고 글로벌 금융위기와 저축은행 사태를 겪어가면서 감독제도 개편의 열망이 고조되었는데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있는 한국 금융감독제도의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이제는 정말 금융관료들도 지난 50여년 동안 지속되어온 금융지배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때다. 한때는 동아시아금융허브를 주장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후발주자인 중국 상하이에도 밀리면서 아무도 금융허브 얘기도 않은 한국금융산업의 실상에 깊은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감독제도의 구축은 독립성 확보, 분권화, 전문화를 통해 위기 예방에 필요한 규제로 금융안정을 추구해야 한다. 이는 금융산업을 미래의 지식기반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회장 

(이 글은 자유경제원이 최근 개최한 <제4차 정치실패 연속토론회:금융거버넌스 위기, 어디서 왔나>라는 정책토론회에서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회장이 패널로 참석해 발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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