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곽도원, 이병헌, 이희준의 모습. /사진=더팩트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우민호 감독의 날카로운 연출력과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으로 웰메이드 정치극이 탄생했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우민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이 참석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52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우민호 감독은 "1997년 군대에 다녀와서 원작을 접했다. 제가 모르는 근현대사가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어 재미있게 봤다. 그 때 전 영화학도였고,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작품을 영화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원작을 처음 접한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긴 시간이 흘렀고, '내부자들' 이후 2016년 초반 원작자분께 연락을 해서 영화 판권이 팔리지 않았다면 제가 사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 몇 번의 미팅 끝에 판권을 샀고, 영화를 준비하게 됐다"면서 "원작을 쓴 김충식 기자님의 기자 정신에 매우 감동했다. 흥분하지 않으면서도 깊고 날카롭게 해부하는 기자 정신이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이병헌의 모습. /사진=더팩트
이병헌은 대통령을 암살한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아 내면 연기의 정점을 선보인다. 그는 "감정 상태를 온전히 유지하려 하다 보면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아도 관객분들에게 전달될 거라는 믿음으로 연기했다"고 촬영 후일담을 전했다.
실화 기반의 작품이기 때문에 부담도 됐다는 이병헌. 그는 "작가가 온전히 상상으로 그린 시나리오 속 인물을 연기하는 것보다 힘든 작업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감독님이 미리 준비했던 여러 가지 자료들, 증언들을 참고하고 시나리오에 입각해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 어느 정도 수준의 감정을 제 임의로 다르게 표현하면 왜곡될까 하는 마음에 시나리오 속 인물의 감정을 그대로 보여드리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촬영 기간 내내 진정성 있는 몰입으로 현장 스태프들의 극찬을 받은 곽도원. 내부고발자가 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의 뜨거운 감정 연기는 억울한 그의 심정에 관객들이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만든다.
곽도원은 "모든 배우들이 현장의 스태프들과 한 팀이 되어 관객분들에게 잘 보여드리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땐 상대 배우들에게 의존하기도 하고 많이 배우기도 했다. 현장 자체가 즐거웠다"고 얘기했다.
이희준은 박통의 존재를 종교적 신념처럼 여기는 충성심 강한 경호실장 곽상천 역으로 생애 가장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이희준은 경호실장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25kg을 증량하는 비주얼 변신에 도전하기도. 믿고 보는 배우 이성민은 박통으로 분해 역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깨지지 않는 힘의 균형을 선보인 배우들의 완벽한 앙상블은 '남산의 부장들'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들의 모습을 해부하는 우민호 감독의 연출력도 영화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우민호 감독은 "이 영화는 정치적 색깔을 띠고 있지 않다. 또 등장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인물의 심리는 어땠는지 묘사했다"면서 "대통령 암살사건은 근현대사에서 변곡점을 이루는 큰 사건이다. 인물들의 내면과 감정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평소 느끼는 감정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