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취임한지 1년이 지났다. 저축은행업계에선 박 회장의 1년을 '무언실천'의 해였다고 평가했다. 요란스럽지 않게 조용히 업계를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 한해동안 노력에 비해 아직까지 가시화 된 성과는 없어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식 신임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저축은행중앙회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21일 취임 1년을 맞이했지만 기념식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지난해 역대 최고의 경쟁률 속에 선출된 박 회장은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냈고, 이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거쳐 2012년부터 3년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취임한 이후 디지털 사업을 통한 '저축은행 젊게 만들기'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TV광고도 10년만에 부활시키며 저축은행 업권의 이미지 제고에도 힘을 쏟았다.
우선 지난해 9월 저축은행중앙회는 디지털 시대에 발을 맞추기 위해 모바일 기반 토탈뱅킹 시스템인 저축은행 ‘SB톡톡 플러스’를 출시했다.
당시 저축은행중앙회는 "총 66개 저축은행이 참여한 해당 앱을 통해 홈페이지와 인터넷뱅킹시스템의 통합으로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층의 유입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기존 주 고객층인 고령층 뿐만 아닌 2030 젊은 세대들을 위한 특판 상품도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 SB톡톡플러스는 출시 4개월만에 수신액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순항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TV광고도 시작했다. 저축은행중앙회 TV광고는 2009년 아나운서 출신 강수정이 출연한 광고 이후 10년 만이다.
업계에선 저축은행중앙회의 TV광고 부활로 국민들의 인식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관료출신 중앙회장으로서 금융당국과 소통을 늘려 업계 목소리를 당국에 반영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주를 이룬다.
실제 박 회장은 취임 직후 윤석헌 금감원장과의 조찬 간담회를 시작으로 4월에는 국회 정무위원장 초청 간담회를 실시했으며, 최근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저축은행 최고경영진(CEO)들과의 간담회 자리도 이끌어 냈다.
지난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저축은행CEO 간담회 모습/사진=금융위원회
다만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 온 규제완화에 대해선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박 회장의 취임 공약으로 강조한 '예보료 인하' 목소리는 다소 사그라든 분위기다.
예보료는 금융기관이 예금을 상환할 수 없는 사태를 대비해 원금을 보전해주는 예금보험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료다.
현재 저축은행은 표준예보료율 0.4%를 적용받고 있다. 이는 은행 0.08%, 보험과 금융투자 0.15%보다 최대 5배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자본 건전성이 좋아진 만큼 예보료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평균 14.89% 수준이다. 이는 15% 대를 기록하고 있는 시중은행 평균치에도 근접한 수치다.
박 회장도 취임 초기엔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했지만 최근 진행한 은 위원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당국과의 의견 차이로 예보료 인하 논의는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업계에선 현재 업계에 산적한 과제들이 단기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박 회장의 지난 행적보단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의 직접적인 소통, 저축은행 이미지제고 등 업계 내부에서 박 회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은 한해였다"며 "지난해엔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던만큼 올해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