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경계현 사장 체제로 정비한 삼성전기가 실적 반등의 시동을 걸고 있다. 부품 사업의 기술 차별화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카메라 모듈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적층세라믹캐페시터(MLCC) 시황 회복이 향후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경 사장은 삼성전기 업무파악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기 연구원이 MLCC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아래는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사진=삼성전기 제공
경 사장은 최근 사업부별 업무 보고와 함께 기술 전반의 포트폴리오를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해외법인 방문 등 현장 경영 일정은 다소 늦춰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대 제어계측 박사 출신인 경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설계팀장, 플래시 개발실장, 솔루현 개발실장을 역임한 반도체 설계 전문가다. 삼성전기는 기술혁신을 리딩하는 회사로 새롭게 도약 성장하는데 경 사장이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 사장을 중심으로 성장 모델을 가다듬고 있는 삼성전기는 최근 카메라 모듈로 웃음짓고 있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에 탑재된 삼성전기 카메라 모듈이 호평을 받으면서 모듈 솔루션 부문의 수익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기는 잠망경 구조의 차별화된 방식으로 고배율 광학줌을 구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 삼성전기 카메라 모듈 매출이 전분기 대비 5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관건은 MLCC의 업황 회복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8년 MLCC를 앞세워 창사 이후 처음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는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MLCC 시장이 침체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734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MLCC 시장은 지난해보다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5G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탑재되는 물량이 늘어나고 전장 분야의 수요 확대도 예상되고 있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은 5G스마트폰 공급 확대의 원년으로, 스마트폰 내 MLCC 탑재량 확대가 본격화될 것이다. 하반기부터 5G 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네트워크 및 서버향 물량이 증가할 전망된다”며 “전장 비중도 증가하면서 단가가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MLCC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코로나19 리스크가 있지만 중국 현지 공장은 가동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톈진 MLCC 공장은 가동률이 다소 떨어졌지만 제품 생산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5000억원을 투자해 톈진에 차량용 MLCC 공장을 짓고 있다. 이 시설은 올 상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정이 다소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물류·설비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와 MLCC 시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MLCC 시장은 3분기부터 완만한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