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이나 교보증권처럼 일찌감치 CEO 연임을 확정 지은 곳도 있지만 유안타증권처럼 체제 변화가 불가피한 회사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짓고 있다. 주총 내용 중 최고의 관심사는 역시 CEO들의 연임 여부다. 이달까지 CEO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교보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등 총 7곳이다.
이들 중 이미 CEO 연임이 결정된 곳도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일 주주총회소집 결의 공시를 통해 사내이사 후보로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조웅기 부회장의 연임을 확정지었다. 주총 예정일은 오는 25일이며 이때 이들의 최종 선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최 수석부회장과 조 부회장의 연임을 일찌감치 예상하고 있었다. 작년 미래에셋대우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1.95% 증가한 7272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도 43.66% 급증한 6637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목전에 두고 있는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 역시 연임에 성공했다. 김 사장 역시 지난해 834억원의 연간 순이익 실적을 내면서 4년 만에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이번 연임으로 김 사장은 2008년 6월부터 12년 넘게 교보증권을 이끌게 됐다. 교보증권의 주총일은 미래에셋과 같은 25일이다.
단, 이번 교보증권 주총에서는 김해준 대표의 연임과 함께 신임 박봉권 대표의 선임 안건이 상정돼 있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12년간 김해준 단독대표 체제였던 교보증권은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아직 주총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좋은 실적을 낸 만큼 CEO 연임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전년 대비 31.8% 증가한 47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또한 전년 대비 42.2% 증가한 70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김신 SK증권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사내 프라이빗에쿼티(PE) 사업부를 분사시키고 운용사 지분을 인수하는 등 SK증권의 전략을 총괄했다. 실적도 양호해서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125% 증가한 314억원으로 뛰었다.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CEO도 있다. 이날 주총 소집공고가 난 유안타증권의 경우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의 이름이 빠져 있어 연임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궈밍쩡 사장 단독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작년 매출액 2조131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4.6% 늘어난 모습을 보였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1.2%, 22.7% 감소했다.
지난 2010년부터 DB금융투자를 이끌고 있는 고원종 사장 역시 실적부진, 노사갈등 등 악재가 겹채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CEO들의 경우 한 해 실적에 따라 그 다음해에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된다”면서 “올해 경영환경이 상당히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수교체’를 하는 증권사들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