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을 강타하면서 가전업계가 복합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생산과 판매 모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하반기에 소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가전 제조사들의 경영 부담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해외 생산 시설이 줄지어 가동을 멈추고 있다.
CES2020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올레드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폴란드 공장을 다음달 6일부터 19일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슬로바키아 TV 공장과 헝가리 TV 메인라인 가동을 멈췄고, 브라질과 인도 공장도 다음달 중순까지 문을 닫는다.
LG전자는 미국 클락스빌 세탁기 공장, 인도 노이다와 푸네의 가전·스마트폰 공장을 다음달 중순까지 멈추기로 했다.
생산과 함께 제품 유통채널도 점차 좁아지는 모습이다. 미국 베스트바이는 영업시간 단축과 입장객 제한을 시행했고, 월마트도 영업시간을 줄였다. 독일 미디어막트는 이달 중순부터 매장 문을 걸어 잠갔다.
미국과 유럽 최대 가전 판매점들이 코로나19 비상 체제에 돌입하면서 핵심 제품 판매 경로가 사실상 차단되고 있다. 오프라인 구매 비중이 큰 선진시장 판매에 경고음이 커지는 상황이다.
올해 전략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난감한 상황이다. 생산과 판매에 문제가 생기면서 수익 감소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이 큰 미국과 유럽 시장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신제품 출시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올림픽 호재가 사라지면서 주력인 TV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TV 출하량이 200만∼500만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글로벌 TV 판매가 전년대비 9% 감소가 예상된다” 며 “북미와 유럽의 유통채널이 잠정 폐쇄된다는 점은 2분기 실적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지난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2019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건조기와 세탁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시장은 상반기까지 글로벌 가전 시장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다음 달 말까지 시행하는 등 장기전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향후 관건은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진정 국면이다. 2분기 중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면 그나마 하반기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부터 유럽과 미국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주력 지역의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영향이 줄어드는 하반기에 대형 가전을 중심으로 소비 이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지만, 불확실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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