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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하루 1000만 배럴 감산? 겨우 이거?...앞으로가 문제

2020-04-10 10:48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유전지대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그 외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9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두 달간 현재보다 하루 100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으나, 시장 기대치에는 훨씬 못 미친다는 평가다.

로이터통신은 9일(이하 현지시간) 이렇게 전하고, 이후 7월1일부터 올해 말까지 하루 800만 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 배럴을 단계적으로 감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OPEC+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 다른 주요 산유국이 이번 감산에 동참하는지는 확실하지 않아, 향후 유가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란, 베네수엘라, 리비아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국내적 문제로 이번 감산에서 제외됐고, 멕시코가 합의안을 거부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감산 합의 규모인 하루 1000만 배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전세계 원유 공급량의 10% 정도이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각각의 하루치 산유량과 비슷하다.

그러나 시장 기대치는 2000~3000만 배럴이어서, 되레 유가는 하락했다.

이번 OPEC+ 긴급회의가 시작되자 국제 유가는 10% 이상 상승했지만, 회의 도중 감산량이 하루 1천만 배럴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가 전날 종가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9.3%(2.33달러) 떨어져 배럴당 22.76달러에, 북해산 브렌트유는 4.1%(1.36달러) 하락해 배럴당 31.48달러에 거래됐다.

시장이 기대하는 감산량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동시에 매우 이례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원유 수요 감소량은 하루 3000만 배럴 이상이 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10일 사우디의 주최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에너지장관 특별 화상회의에서, 전략 비축유 확대 등을 위해 원유 수입을 적극적으로 늘려달라고 산유국 측이 요구할 것이며, 사우디가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에 하루 500만 배럴 감산을 요구하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현재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셰일 원유의 생산단가가 높아 유가 폭락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OPEC+ 합의가 당장의 공급과잉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며 "5월부터 OPEC+ 감산 합의가 이행되면,  석유시장의 관심은 코로나19 전개에 따른 수요 개선 여부를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10일 G20 회의는 전일 OPEC+ 화상회의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캐나다 등 산유국들의 공급 정책을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한국과 같은 원유 수입국들은 전략적 비축유 매입을 통한 석유시장 수요 개선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절대적인 감산 합의 물량도 적지만, 기간도 다소 짧다"면서 "이번 1000만 배럴 감산 합의는 6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7월 이후에는 800만 배럴 이하로 감산 물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OPEC+ 합의가 '강제성이 없다'는 자체적 한계점과, 미국의 감산 참여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더해져, 유가가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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