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기업들이 아슬아슬하게 외줄을 타고 있다. 체력이 고갈된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까지 겹치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동안 획기적인 기업정책 전환을 바라고 있다.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 옥죄기가 더 강해질 경우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시장경쟁력 상실까지 도미노 악재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이유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체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기업들은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실질적인 ‘코로나 극복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오전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2공장의 완성차 주차장이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와 ‘비용절감’을 통해 생존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경영악화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대기업의 32.5%는 인력 구조조정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고 답했다.
만에 하나 대기업의 인력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면 우리 경제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협력사는 물론, 2·3차 충격파가 전 산업으로 전이되면서 ‘고용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업의 경영 부담도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생존이 우선순위에 놓이면서 미래경쟁력 확보 노력이 약화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 경쟁력까지 약화될 경우 기업들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어둠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달 우리 수출은 주요국 수요 감소와 생산 차질, 유가 하락,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1년 전보다 24.3% 감소했다. 이달 10일까지 수출액은 6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3%나 쪼그라들었다.
사방에서 경고음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혁신적 기업정책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문재인 정권이 초점을 맞췄던 반기업 정책으로는 전례 없는 위기를 넘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재계가 당장 바라는 것은 과감한 규제 개혁 등 기업 살리기 정책이다. 특히 단기는 물론 중·장기를 아우르는 복합처방이 요구되고 있다. 기업이 과감하게 투자를 하고, 성장동력의 출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기업의 투자 촉진을 위해서는 법인세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글로벌 흐름에 맞춰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에 대한 소득·세액공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드론, 빅데이터, 바이오 등 신산업 출현과 발전을 촉진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개혁을 가속화하고 혁신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이전 및 인수합병(M&A) 중개시장 발전방안도 요구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리쇼어링(해외공장의 국내 유턴)’도 확실한 당근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인세 인하는 물론, 세액공제 확대, 노동개혁을 통해 생산비용 절감 등 현실적인 지원 방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당장은 코로나19로 우리 기업의 생산기반이 훼손되는 일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어 코로나19 이후 빠른 성장력 복원 및 경쟁력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총체적 대책을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