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국내 한우산업이 사육두수 증가세가 가속화되면서 '거품'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거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사태의 여파로 더 커졌다가, 터져버리는 게 아니냐는 것.
우리나라 한우 총 사육두수는 지난 2016년 9월부터 증가세가 빨라져, 지난 3월 말에는 304만 두로 전년동기대비 4.6% 증가했다.
가임 암소 두수도 4.3% 늘었다.
송아지 생산두수 역시 2017년에는 전년보다 8.5%, 2018년 14.7%, 2019년 5.2% 증가했고, 올해 1분기 말에는 지난해 1분기보다 12~14%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사육두수는 팽창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 소비가 급감, 이를 대체하는 한우고기의 가정 내 소비가 증가하면서, 도축 두수가 3~4월 연속 5% 이상 늘었음에도 한우고기 가격은 치솟았다.
한우고기 도매가격이 3월 중에는 작년 3월보다 7%, 4월에는 14.2% 상승한 kg당 1만 9725원을 기록했다.
도매가격 오름세는 송아지 가격도 끌어올려, 4월 암송아지 값은 두당 333만원, 수송아지는 두당 422만원으로 전년동월보다 각각 5.5%, 11.7% 높아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도축 월령에 도달하는 수소 두수가 증가하고, 5세 이상 암소 두수도 늘어 도축두수 증가속도가 더 빨라지는 반면, 코로나19 진정세로 외식 소비가 회복됨에 따라 한우고기 수요는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산 수입쇠고기도 중요한 변수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소 도축두수가 35%나 급감하고 가격이 폭등했으나, '국방물자생산법' 발동으로 도축과 고기생산이 회복되고 공급이 일시에 급증하면서, 국내에도 미국산 쇠고기가 대량 수입될 수 있다.
민간 농업전문 연구기관인 GS&J인스티튜트는 "미국산 쇠고기 공급 감소와 가격상승은 일단 국내 한우 수요증가 요인이지만, 결국 적체됐던 공급이 다시 급증해 우리 한우고기 시장을 압박하는 '반전'이 나타날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정환 GS&J인스티튜트 이사장은 "국내 송아지 번식의향도 아직 정점에 머무르고 있어, 한우 생산두수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우 수급 변화에 '미스매치'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