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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여야 정기적으로 만나도록 추진” 정무수석에 지시

2020-05-29 16:47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여야가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추진해보라”고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지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는 전날 김태년 더불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청와대에서 가진 오찬회동 때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아무런 격식없이 자주 만나는게 좋은 첫단추”라고 말한 것의 연장선에 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20대 국회도 협치와 통합을 표방했으나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게 제가 드리고픈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가동 등 협치의 제도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전날 주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제안한 정무장관 신설에 대한 문 대통령의 추가 지시는 없었다. 앞서 문 대통령의 주 원내대표의 제안을 받은 자리에서 강 수석에게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강 수석 등 일부 참모들이 검토에 들어갔다”면서도 “정무장관을 신설하려면 정부조직법을 개편해야 하고, 정무수석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검토 대상이다. 정무장관과 정무수석의 위상, 열할 때문에 충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을 마친 후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청와대

한편,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날 문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의 청와대 경내 산책 때 생긴 일화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모셔져 있는 석조 석가여래좌상까지 두 사람을 안내했고, 이 불상이 청와대에 들어오게 된 유래를 전했다고 한다. 

통일신라시대 불상인 여래좌상은 원래 경주에 있었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초대 조선총독인 데라우치가 경주 시찰 때 보고 반색하자 경주의 일본인 유지가 불상을 총독에게 진상했다는 것이다.

불상은 1913년 서울 남산의 총독 관저로 옮겨졌고, 1927년 총독 관저가 남산에서 지금의 청와대 자리로 이전하면서 또 한번 옮겨졌다. 불상은 청와대에서도 처음 대통령 관저 안에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노태우 대통령 시절인 1989년 관저를 신축하면서 현재 자리에 불상이 자리잡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을 마친 후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청와대


더구나 이 불상은 데라우치 총독이 일본으로 되돌아갈 때 가져가려고 시도했지만 당시 동아일보 등 언론이 한국의 국보급 문화재를 일제가 가져가려한다고 비판 여론을 일으키는 기사를 쓰고, 조선의 불교계와 문화계 등에서 들고 일어나서 결국 보물을 지켜냈다고 한다.

보물 제1977호인 석조 석가여래좌상 앞에서 각각 가톨릭신자인 문 대통령과 기독교신자인 김태년 원내대표, 불교신자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나란히 서서 합장하고 세 번 예를 올렸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님과 김 대표님 것까지 준비해왔다”며 양복 상의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시주함에 넣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복 받으시겠습니다”라고 덕담을 건넨 사실도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을 마친 후 경내에 있는 석조여래좌상 앞에서 합장하고 있다./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어 두 원내대표를 서울시 유형문화재 102호인 ‘오운정’이라는 정자로 안내했고, 오운정으로 가던 길에 두 원내대표에게 “국회가 제때 열리고, 법안이 제때 통과되면 제가 업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제가 어제 발언에 대해서 부연하면 ‘업어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은 김태년 원내대표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 점(주호영 원내대표를 포함한 두 원내대표에게 한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운정에서 문 대통령은 다섯 오(五), 구름 운(雲)자 현판을 가리키며 주 원내대표에게 “누가  “누가 썼는지 한번 확인해 보시라”고 권했고, 주 원내대표가 정자 마루까지 올라가서 낙관을 살피다가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오운정이라는 글씨는 운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것이었다”며 “그러니까 문 대통령이 야당 원내대표에게 이승만 대통령을 소개해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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