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중국의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의 1분기 이행률이 목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한국의 중국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그만큼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국은 지난 1월 중국이 향후 2년간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상품·서비스를 추가 수입하는 1단계 합의안에 공식 서명했으며, 1분기 상품 수입 이행 목표금액은 432억달러였다.
그러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4일 발표한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경과 및 우리 수출 영향'에 따르면 중국의 실제 구매액은 200억달러에 그쳤다.
품목별로는 한국 제품의 대체 가능성이 큰 공산품의 이행률이 53.4%에 머물렀으며, 에너지는 1.5%에 불과했다. 다만 농산품(91억달러)의 경우 51억달러에 그쳤지만,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으로 중국이 농산품만큼은 합의 이행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다.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전경/사진=한국무역협회
보고서는 "미중 합의안에 포함된 품목을 기준으로 중국의 1분기 전 세계 수입액은 작년 이맘때보다 0.3% 증가한 반면, 미국 수입은 2.7% 감소했다"면서 "중국의 낮은 이행률이 중국 내 수요 감소 때문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과 미국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공산품의 경우 한국의 점유율이 2017년 14.5%로 주요국 중 가장 높았다. 이 때문에 미중 합의로 미국산 공산품 수입이 확대될 경우 한국산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1분기까지 중국의 미국산 공산품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16.8% 감소,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산 공산품 수입은 같은 기간 4.2% 감소에 그쳐 화학제품·기계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미국산 제품으로의 수입대체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다시 격화된 미중 갈등과 낮은 무역합의 이행률을 감안할 때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미국산으로 대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하반기까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과 경합해야 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