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
공무원 역사상 최대 규모라니 공무원이 한 자리에 이렇게 많이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이유에 있다. 평소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던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똘똘 뭉쳤다는 사실이다. 공익을 앞세우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 앞에서 말을 바꾼 것이다. 조직적으로 이익을 챙기고, 국민의 부담은 안중에도 없다는 식이다.
이번 행사에 쓴 돈이 적게 잡아 수십 억 원이라고 한다. 어디에서 나왔을까. 거의 다 국민의 세금에서 나온 돈이다. 공무원 월급도 세금에서 나오고, 공무원 조직 운영비도 모두 세금에서 나온다. 안 그래도 국민은 세금 낼 돈이 부족해 허리가 휘는데 공무원들이 그 많은 돈을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겠다며 집단행동에 쓴다는 것은 지나치다.
누가 조직적으로 공무원을 동원했는지 얼마의 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 국민은 궁금하다. 노동조합의 투명성이 워낙 떨어지다 보니 당장 알 방법은 없다. 세금으로 지원된 금액이 있다면 어떤 경위로 지원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등 전국 공무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열린 공무원연금 개혁 반대 100만 공무원-교원 총 궐기대회를 개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
공무원의 특권의식은 지나치다. 우리 사회에 관존민비의 전통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현대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국민들은 공무원의 철밥통 일자리에 연금까지 특별대우를 받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물론 공무원의 철저한 국가관과 봉사의식은 충분히 존경받을 일이다. 대한민국의 공무원으로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것도 칭찬받을 일이다. 하지만 국민과 너무 큰 격차의 연금을 받겠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우월감의 발현이다.
국민연금 평균수령액이 84만원인데 비해 공무원 연금은 217만원이나 돼 공무원들이 보통 국민보다 2.7배 가까이 연금을 더 받게 된다는 비판이 있었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받는 국민연금, 그것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의 연금을 크게 상회하는 연금을 받는 것은 너무 한 일이다. 국민은 스스로 부담한 것보다 국민연금을 덜 받는 사람들이 많은데, 공무원은 그보다 덜 내고 국민의 세금부담을 통해 연금을 몇 배 더 받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더구나 공무원 연금을 책임져야 할 공무원연금기금은 이미 부실해진 상태다. 기금 총액보다 한 해에 지불해야 할 금액이 더 큰 상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말이다. 세금으로 보전하지 않고는 단 1년도 버틸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추세는 점차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점차 퇴직공무원의 수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공무원 사회가 스스로 특권계급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의식을 버리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공무원의 역할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사실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안은 개혁안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핵심적인 것들이 빠져있다.
그럼에도 공무원 단체들은 연금 개혁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하겠다고 나섰다. 돈을 내는 국민이 찬반 투표를 해야 할 사안을 돈을 받는 사람들이 찬반투표를 하겠다니 황당하다. 공무원 사회가 철지난 노조집단주의에 빠진 특권집단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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