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의 3분기 경기전망이 반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픽사베이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올 하반기 제조업 경기를 놓고 경제단체·기관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28일 전국 2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3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가 55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기존 최저치인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1분기) 때와 동일한 수치다.
대한상의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해당 분기의 경기가 전분기 대비 긍정적이라고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이는 수출·내수기업의 체감경기전망이 모두 하락한 탓으로, 업종별로도 전 업종에 걸쳐 부정적으로 내다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및 유럽 등 수출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조선·부품·자동차, 중국의 저가수출이 예상되는 철강, 경기 영향이 큰 기계부문의 부진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의료정밀과 제약 등 K-방역 관련 품목들도 기준치를 넘지 못했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코로나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1순위 정책과제로 금융·세제지원'을 꼽았으며, △내수·소비활성화 △고용유지·안정 지원 △투자 활성화 △수출·해외마케팅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절반이 넘는 업체가 '포스트 코로나'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응책을 마련해 추진하는 곳은 8.7%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해외사업장을 보유한 기업 중 유턴을 검토하는 곳은 7.8%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하반기 산업전망 기상도/사진=산업연구원
반면, 한국무역협회가 국내 956개 수출기업을 상대로 실시한 '2020년 3/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에서는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102.1로 집계됐다. 전분기 보다 수출여건이 개선된다고 본 것이다.
분야별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을 경우 석유제품·생활용품·선박·반도체 등이 이같은 현상을 이끌고, 유가 및 모바일 수요 회복과 K-방역 선전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철강 및 비철금속은 보호무역 심화와 중국 등 신흥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출이 부진할 품목으로 분류됐다. 전기·전자제품, 기계류, 자동차 및 부품도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도 올해 전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수출입, 실질 국내총생산(GDP), 민간소비 등의 감소가 이어지겠으나, 하반기가 상반기보다는 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통관 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하는 등 상반기(-10.7%) 보다 개선되고, 12대 주력산업 수출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품목별로는 자동차·가전·섬유·철강·정유·석유화학의 부진이 예상되며, 통신기기·반도체·조선·일반기계 등은 비대면 사회 및 기주문량 인도로 수출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침체된 기업투자를 활성화,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과거에 시행되었던 제도를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 유인책의 한시적 도입를 추진해야 한다"며 "코로나 상황에서의 종합적인 구조조정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