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 ‘콘크리트 지지층’이었던 40%대가 붕괴된 것은 물론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구나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총선 4개월만에 정권 교체론 여론이 정권 재창출 지지를 앞지르고, ‘이낙연 대세론’을 꺾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차기 대권주자 1위로 올라서는 결과와 함께 나타나 현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9%,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53%였다.
이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를 겪었던 지난해 10월 셋째주와 동률이다. 이번 부정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이 35%로 1위로 꼽혔다. 이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가 12%,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이 8%, ‘독단적‧일방적‧편파적‧북한 관계’ 등이 5%로 기록했다.
특히 무당층에서 62%가 대통령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22%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연령별로 볼 때 ‘부정 평가’가 18~29세에서 46%를 기록했고, 50대와 60대에서는 각각 61%와 62%를 기록했다. 다만 30대와 40대에서 ‘긍정 평가’가 각각 43%와 47%를 기록했다. 하지만 ‘긍정 평가’ 하락폭을 볼 때 30대에서 60%이었던 것이 43%로 줄었고, 지역별로 서울에서 48%가 35%로 줄어 큰 변화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집중호우 피해현장인 병천천 제방을 둘러보기 위해 장화를 신고 있다./청와대
주목할 점은 이런 문 대통령 지지율 변화가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보는 여론과 함께 나온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2022년 치러질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45%에 달했다. ‘현재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은 41%였다.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정권 교체론은 서울과 경기에서 각각 48%로 높게 나타났고, 충청권에서 42%였다. 호남에서는 14%에 그쳤다. 현 정권 유지론은 호남에서 73%로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서도 정권 교체 의견은 49%를 차지했다. 무당층에서 현 정권 유지 의견은 17%에 그쳤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동시에 정권교체론이 부상하는 것은 집권여당에 대한 경고가 분명하다. 정책 실패에도 마이웨이 식의 기조가 책임정치 실종과 입법 독주라는 행태로 드러나고 있는 것에 대해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마디로 코로나19 방역에서 선방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고공 행진으로 지난 4월 총선에서 압승한 여당이 민심을 잘못 읽었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 결과는 ‘위기’ 앞에서 현 정부에 신뢰를 보낸 것일 뿐 협치를 저버리고 독주하라는 신호가 아니었다.
아울러 차기 대통령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이재명 경기지사가 19%를 차지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 17%를 역전,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 의원(37%)이 이 지사(28%)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의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의원의 지지율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낙연 지사의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층 외 세력의 지지를 흡수한 결과로 나타났다. 미래통합당 지지층에서 10%로 이 의원보다 7%포인트를 앞섰고, 무당층에서도 이 지사가 13% 지지를 얻어 이 의원보다 6%포인트 높았다.
이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전주보다 4%p 하락한 33%, 통합당은 2%p 상승한 27%를 기록했다. 무당층은 27%에 달했다.
하지만 전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8월 2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통합당이 36.5%, 민주당은 33.4%를 기록해 창당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을 앞섰다. 이에 대해 단순히 민주당에 대한 실망으로 나타난 반사이익이 아니라 최근 통합당의 변화된 정강정책 등이 중도층은 물론 진보층을 자극하고 있는 구조적인 현상으로 봐야 하고, 비로소 여야가 정상적인 경쟁구도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청와대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를 붕괴하자 앞서 통합당이 민주당을 역전했을 때보다 다소 달라진 메시지를 냈다. 앞서 “정당 지지율을 청와대에 묻는 이유를 잘 이해 못하겠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던 발언이 “심기일전하겠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한결같이 “당면한 수해 복구와 코로나 방역, 주거 정의 실현을 포함한 경제 문제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뚜벅뚜벅 국정 현안을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