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혈장 분획 공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GC녹십자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 혈장 치료 사용을 긴급승인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혈장치료제 개발 현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혈장이란 혈액의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을 제외한 성분이다. 혈장치료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력화 하는 항체가 들어있는 코로나19 완치자 혈장을 중증 환자에게 주입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에볼라 사태 때도 사용된 바 있다.
FD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입원 후 사흘 안에 처방받은 환자들의 사망률이 감소하고 상태가 나아졌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환자 7만명이 혈장치료제를 처방받았으며, 이중 2만명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치료제의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세브란스병원에서 위중 환자 2명이 혈장 치료를 통해 완치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 치료도 병행해 혈장 치료의 효과를 추가적으로 검증해야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또 항체 혈장의 적절 투여량 또한 평가해야한다고 덧붙였다.
GC녹십자 임상시험 2상 진행...혈장 확보 '사활'
국내에서는 GC녹십자가 지난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혈장분획치료제 'GC5131'에 대한 임상 2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GC5131은 GC녹십자가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해 개발 중인 고면역글로불린 성분 의약품이다. 이번 2상 시험에서는 영상학적 진단을 받은 폐렴 환자와 고령 및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안정성과 유효성을 평가한다. 회사는 치료제 개발이 성공할 경우 무상 공급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SK케미칼에서 분사한 SK플라즈마 역시 코로나19 치료용 혈액제제 개발에 한창이다.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액을 원료로 생산되는 의약품을 말한다. 회사는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에서 확보한 혈장의 유효성과 안정성 등을 평가해 혈장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면역 글로불린 제제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완치자의 혈장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에볼라 바이러스나 신종플루 등의 치료제로 개발한 경험이 있는 만큼 부작용 위험이 낮지만, 현재 혈장 확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임상시험을 위한 혈장치료제는 이미 생산을 완료했으나 이후 단계인 치료제 생산을 위한 지속적인 혈장 공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임상 2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라 치료목적 사용승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이제 임상 2상 진입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3상 시험 시기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혈장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 공여 접근성을 높이고자 이날부터 관련 홈페이지와 콜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기존에 혈장 공여를 원하는 코로나19 완치자는 전화로만 문의해야 했으나 이제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신청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혈장 공여를 신청하면 가능한 채혈 일정, 채혈이 가능한 헌혈의 집 위치 등을 안내한다.
혈장 채혈 기관도 고대안산병원, 대구 경북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기존 4 곳에서 수도권과 강원도 헌혈의집 21곳으로 확대됐다. 다음달 7일부터는 충청도와 강원도, 경상도 등 24곳 헌혈의집도 추가되면서 혈장 확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