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공배달앱 가맹점 모집 [사진=경기도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소비자들의 '배달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배달 앱 가맹 음식점 10곳 중 8곳은 앱 운영업체에 지불하는 비용 부담이 크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비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배달 앱 운영업체 간의 합병을 반대했다.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함께 만든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는 수도권 내 배달 앱 가맹 음식점 2000곳(서울 800곳·경기 800곳·인천 400곳)과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이런 내용의 '배달앱 거래관행 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음식점의 92.8%는 '배달의 민족'에 입점해 있었고, 40.5%는 '요기요', 7.8%는 '배달통'에 가맹돼 있으며, 업체당 평균 1.4개의 앱을 복수로 사용하고 있다.
앱 입점 이유는 '업체 홍보가 편리하다'는 응답이 55.5%로 가장 많았고, 배달 앱 이용 소비자가 많아 '입점을 하지 않고는 영업 지속이 어려워서'라는 답변이 52.3%, '주변 경쟁업체가 가입해서'가 45.3%였다.
점주들의 94%는 배달 앱을 이용하지 않으면, 매출이 약 4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가맹 음식점의 79.2%는 배달 앱 업체에 지불하는 광고비와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답했고,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18.3%, '적정하다'는 의견은 2.5%에 불과했다.
아울러 광고 외에 추가로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도 가맹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리뷰작성 시 사이드메뉴 등 추가 음식 제공'(28.5%), '할인쿠폰 발행'(22.1%), '배달비 지원'(15.3%) 등이 있다.
이런 비용 부담에 대한 대응 방법으로는 '고객에게 배달료로 청구'한다는 답이 41.7%로 가장 많았고, 음식값을 올리거나(22.0%) 메뉴·양 축소 및 식재료 변경을 통한 원가절감(16.3%) 등도 소비자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배달 앱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정책으로는 '광고비·수수료 인하'(78.6%)가 최우선이었다.
이어 '광고비·수수료 산정기준 및 상한제 도입'(56.5%), '영세소상공인 우대수수료율 마련'(44.1%), '공공배달(주문)앱 개발·보급' 순이다.
배달앱 시장 점유율 1~2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과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 간 인수합병 추진에 대해서는 74.6%가 반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 조사는 20∼59세 성인 남녀 중 월 1회 이상 배달 음식을 이용하는 1000명이 대상으로, 96%가 배달 앱을 사용한다고 답했고, 주문·결제 편리(48.3%), 음식점 리뷰 참고(32.2%), 다양한 음식점 비교(23.2%), 전화보다 스마트폰·앱 사용이 더 익숙해서(23.0%) 등을 사용이유로 꼽았다.
배달음식점·메뉴는 리뷰·별점 순(55.6%), 주문·취식 경험(35.2%), 할인쿠폰 적용 여부(33.3%), 배달료(24.1%), 최소 주문금액(14.2%) 등 순으로 선정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합병에는 58.6%가 반대한다고 답했는데, 이유로는 광고비·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음식값 인상(70.7%), 앱 할인 혜택 축소(40.5%), 음식 질 하락(32.9%) 등을 들었다.
관련 정책을 마련할 때 고려할 사항으로는 '광고비, 수수료 등 거래조건의 일방적 변경 금지'(55.7%), '배달(주문)앱사 정보 독점방지'(41.7%), '공정한 유통구조 마련을 위한 법안 마련'(33.6%), '음식 오배송, 배송지연 등 과실책임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23.4%) 등이었다.
서울·인천·경기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는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배달앱 사업자와 입점 소상공인의 상생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으며,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입법 추진에 발맞춰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사항 등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또 대안으로 공공성을 확보하는 앱을 만들어 민·관 협력 방식 또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16개 민간배달플랫폼이 참여해 배달 중개 수수료를 0~2%로 낮춘 '제로배달 유니온' 앱 서비스를 다음달 중순부터 시작하며, 인천시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공공플랫폼 '인천e음' 전화주문 서비스를 개시, 현재 가입자 수가 124만명, 가맹점 수가 1777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현재 27개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공 배달 앱을 구축 중으로, 시범지역(화성·파주·오산)을 선정해 10월 중순부터 운영하고, 내년에 16개 시·군으로 확대해 2022년에는 31개 시·군 전역에서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