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활동 당시의 일로 업무상 배임과 사기 혐의 등으로 14일 기소되면서 또다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부실 검증’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윤 의원을 비롯해 재산 문제로 잡음을 빚고 있는 김홍걸 민주당 의원과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모두 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하기 전 민주당에서 비례대표 공천 심사를 받았다.
이에 ‘시스템 공천’을 자부했던 민주당의 비례대표 공천 시스템이 망가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4개월간 회계 부정 의혹으로 수사를 맡아온 서울서부지검 형사 4부(최지석 부장검사)는 이날 윤미향 의원에 대해 기부금품의모집및사용에관한법률 위반을 비롯해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 위반·지방재정법 위반·사기·업무상횡령·준사기·업무상배임·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 8가지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윤 의원은 “법정에서 저의 결백을 밝혀나가겠다. 이와는 별개로 저 개인의 기소로 인해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당원권 행사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서는 “모금된 금원은 모두 공적 용도로 사용됐고 윤미향 개인이 사적으로 유용한 바 없다. 재판에서 저의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4·15 총선 이후 윤 의원의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해 엄호 기조를 유지했던 만큼 검찰의 무더기 혐의 기소에 일부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김태년 원내대표가 윤 의원의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우리당 공천 시스템에서 검증은 비교적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기된 문제들은 당에서 책임 있게 대응하고 있다"라고 시스템 공천에 자신감을 비친 만큼 검찰의 기소는 더욱 뼈 아프다.
부실 검증의 대표 사례로는 재산 문제도 거론된다. 재산 누락 신고로 논란의 가운데 선 김홍걸 의원과 부동산 탈세 의혹으로 제명된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총선 직전 재산신고 당시 사실상 4주택자였지만, 3주택자로 신고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2016년엔 연달아 3채를 구입했단 의혹이 더해지며 투기 논란도 일었다. 당의 ‘1가구1주택’ 방침에 따라 처분하겠다고 했던 시세 18억원 짜리 강남 아파트 1채는 차남에게 증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이면서 '남북경협 테마주'로 분류되는 현대로템 주식 8718주(1억3730만원어치)를 보유했다가 이해 충돌 논란을 빚자 처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비례대표 공천 당시부터 논란을 빚었던 양 의원은 총선 직후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의 의혹을 받았다. 이후 부동산 탈세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시민당으로부터 제명됐다.
양 의원은 지난 4·15 총선에 출마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약 9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4년 전과 비교해 43억원 늘어난 재산 증식 과정을 두고 양 의원이 세금을 탈루하고 가족 명의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또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입후보 당시에는 92억100만원을 신고했지만, 당선 후에는 109억18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당선을 전후로 17억1700만원의 신고차액이 발생한 것이다.
민주당은 난감한 표정이다. 윤호중 전 사무총장은 총선 직전 민주당의 공천 시스템을 두고 ‘시스템’, ‘도덕성’을 중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해찬 전 대표도 퇴임 기자회견에서 “시스템 공천을 사전에 준비해서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 룰을 1년 전에 만든 것이 가장 의미 있다”고 꼽은 바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시스템 공천에도 실제로 한계가 있다”며 “윤 의원 같은 경우 시민단체의 회계 장부에 대한 분석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시스템공천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사실 같은 경우 확인서를 받지만 전과가 아닌 진행형인 비위사실은 본인이 이야기 하지 않으면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금융 관련, 특히 재산을 나쁜 의도로 은닉하면 국세청에서도 밝히기 어려운데 당에서 밝혀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