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가림 기자]이동통신 3사가 정부가 추진하는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을 위해 약 4000억원을 선부담한다. 이 외에도 다회선 이용자의 명의변경, 취약계층 선별을 위한 시스템 구축 등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불가피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요금연체, 미납 손실액 보전에 따른 수익이 이 같은 추가 비용분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비 지급과 예산 집행 사이의 시차로 통신사가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과 추가 부대 비용은 최소 수억원이지만 연체·미납자들의 결손이 해소되는 규모는 이보다 더 커 결과적으로 통신비 2만원 정책은 통신사에게 실보다 득이 클 것으로 보인다.
통신비 2만원은 통신사가 선부담하면 정부가 후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통신사는 4차 추경이 처리되면 다회선 이용자의 명의변경, 취약계층, 알뜰폰, 선불폰 등을 선별하기 위해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자금력이 부족한 알뜰폰 업체들을 위해 이통3사가 알뜰폰 업체가 부담해야할 금액을 먼저 지원해주고 나중에 정부로부터 받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통신사는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을 대비해 예비비를 집행하거나 단기 대출을 받을 계획이다.
추가 부대비용이 발생해도 통신사 입장에서는 손해볼 일이 없다는 분석이다. 요금연체, 미납 사례 감소로 인한 수익이 더 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2019년 연령대 및 통신사별 유무선 통신 요금 연체현황'에 따르면 무선통신비를 내지 않는 연체자는 6월 말 기준 35만9199명으로 집계됐다. 이 연체인원만 대납해도 통신사들은 71억8398억원의 수익을 얻는다.
채권 손실율도 낮아진다. 통신비가 3개월 이상 연체될 경우 통신비는 신용정보사로 추심이 이관된다. 만약 7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사용하는 가입자가 통신비 2만원을 지원받으면 9월 요금은 5만5000원이 된다. 이 가입자가 9월분 요금을 미납해 채권 추심으로 넘어가면 통신사의 채권 손실율은 100%(7만5000원)에서 73%(5만5000원)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9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2019년 연령대 및 통신사별 유무선 통신 요금 연체현황'에 따르면 무선통신비를 내지 않는 연체자는 지난 6월 말 현재 35만9199명으로 집계됐다. 이 때 집계된 연체인원만 대납한다고 해도 통신사들은 71억8398억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요금 연체 규모는 공개할 수 없지만 매출결손에 대해 보전이 되는 효과가 꽤 클 것"이라며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 4000억원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만 재정으로 보전해준다면 통신사에게는 실보다 득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신사는 4차 추경이 처리되면 재난지원금 지원 동의 절차를 위해 정부에 개인정보를 제공을 해야 한다. 이 역시 통신사 입장에서는 재무적으로 손해볼 일이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 통신비 감면 지원 임시센터를 구축하고 상담안내 등을 진행해 상담 인력 채용에 따른 인건비 확대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신사는 당장 콜센터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1차 재난지원금 지원 당시 결제 가능점들에게 허락을 받지 않았듯 정부가 통신사와 구체적으로 협의를 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며 "재정으로 메워주는 돈이기 때문에 추경이 통과되면 통신사는 그대로 선부담을 진행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통신비 2만원 지급대상을 기존 13세 이상 전국민에서 16~34세, 65세 이상으로 조정했다. 예산은 9300억원에서 5300억원이 삭감된다.
이날 본회의에서 추경안이 통과되면 과기정통부와 이통3사는 지원금 지급 절차 및 시기에 대해 협의 착수할 예정이다. 업계는 정부로부터 3~4개월 뒤에 정산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