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트럼프, 유엔총회서 북 언급 않고 중국 맹비난

2020-09-23 11:36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사전 녹화된 이날 공개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평화협정 체결 등을 성과로 내세웠다. 

이번에 4번째 유엔 총회 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3년동안 매해 대북 메시지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2017년 첫 연설 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발사와 6차 핵실험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2018년과 2019년엔 북미 정상회담 이후였던 만큼 “김 위원장의 용기와 행동에 감사하다”는 등 비핵화 이행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인 가운데 오는 11월 미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 관리 차원으로 해석된다. 특히 북한은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미 본토를 위협할 신형 무기를 선보이거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등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와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를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전 세계 국가는 핵 비확산 체제를 유지하고 강화해야 한다”며 대응 필요성이 있는 국가 사례로 이란과 북한을 꼽았다. 특히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계속 노력해가야 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댄 스카비노 미국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공식트위터


한편, 이번 유엔 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 책임을 놓고 격돌했다. 최근 격화된 미중 갈등 상황이 유엔 연설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분간의 짧은 연설에서 ‘중국 바이러스’라는 말을 꺼내들며 “우리는 전 세계 188개국에서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보이지 않는 적 ‘중국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런 역병을 세계에 퍼뜨린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특히 “사태 초기에 중국은 국내 여행을 금지하면서도 해외여행은 막지 않아 전 세계를 감염시켰다”고 지적하고 “유엔이 중국의 이런 행동들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을 비난, “중국은 매년 수백만 톤의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고 독성이 강한 수은을 대기로 방출한다”며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미국의 거의 두 배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사전에 정해진 순서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10여 분 뒤에 바로 화면에 등장한 시 주석은 “코로나19를 정치화하면 안 된다”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바이러스에 맞서서 상호 연대를 하고 과학자의 안내를 따라야 한다”며 “이 문제를 정치화하는 시도나 낙인을 찍는 행위는 거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중국의 가장 큰 개발도상국으로 평화와 협력에 의한 발전을 도모한다”며 “우리는 패권이나 세력 확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또 우리는 냉전이나 어떤 나라와의 전쟁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차이를 좁히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다른 나라와 분쟁을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자랑스럽게 미국 우선주의를 도입했다. 당신들도 당신 나라를 먼저 챙겨라. 괜찮다. 그게 당신들이 할 일”이라며 자신의 세계관을 재차 강조했다. 세계의 분업보다 각자도생을 권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맞서 시 주석은 “경제의 세계화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를 거스르는 것은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는 타조나 풍차에 달려드는 돈키호테와 같다”며 다자주의와 세계화를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