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 문화가 확산되고 은행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기기가 줄어들면서 고령층과 장애인 금융소비자들의 소외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편리한 금융이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동 ATM, 큰글씨 서비스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 하남점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주요 은행의 공동 자동화기기(ATM)가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전체 은행권의 ATM 수는 3만5492개로 2016년 말(4만3170개) 보다 19% 줄었다. 전체 은행의 점포 수도 올해 6월 말 6592곳으로 2016년 말(7101곳) 보다 7% 감소했다.
은행들이 점포와 ATM을 줄이는 것은 금융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확대되면서다. 디지털을 활용한 비대면 채널에 대한 금융 소비자들의 수요가 확대되고, 핀테크 기업 등과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은행들도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비대면 채널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점포·ATM 폐쇄로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디지털 취약계층의 소외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은행 대부분은 모바일 앱에 ‘큰글씨 서비스’와 자동응답서비스(ARS)에서 주요 안내 내용을 화면에 보여주는 ‘보이는 ARS’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디지털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고객센터를 통해 신규 가입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을 출시했으며, 농협은행은 고령층 사이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고 사례 7가지를 선정해 이에 대한 유의사항을 동영상으로 제작했다.
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에서 손바닥 정맥 인증으로 출금할 수 있는 ‘손으로 출금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한 번의 손바닥 정맥 인증으로 통장, 인감, 비밀번호 없이 예금 지급이 가능한 서비스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손으로 출금 서비스는 신분증, 인감 일치 여부 확인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활용되고 있다”며 “특히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고령층 고객이 대면채널에서 디지털을 체험하고 학습하면서 비대면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고령 친화적인 금융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오프라인 점포 폐쇄시 사전절차를 강화하고 고령층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고령자 전용 모바일 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ATM의 효율적 이용과 국민의 현금 접근성 보장을 위해 ATM 위치, 고액권 인출 가능 여부, 이용 시간 등의 정보가 담긴 ‘ATM 정보제공 앱’ 개발에도 나선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들은 금융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확대되는 시대적 추세와 산업구조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도, 포용적 금융차원에서 적정 수의 점포가 유지될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드래프트 방식의 점포 폐쇄 및 은행 간 공동점포 운영, 은행대리점 제도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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