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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조, 부분파업 유보 추가교섭…여론 악화 부담?

2020-11-24 11:08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코로나19 여파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명분 없는 파업이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은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부분파업을 돌연 유보했다. 다만 재교섭 결과에 따라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아직 파업의 불씨는 남아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전날 본교섭 추가 진행을 긴급히 결정하고, 이날 광명 소하리사업장 본관에서 제14차 본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초 이날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진행하려던 부분파업이 유보됐고 본교섭 결과에 따라 파업 실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19일 진행된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오는 24∼27일 나흘간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한 바 있다.

기아차 노조는 주간은 점심시간을 포함해 오전 11시50분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야간은 오후 8시40분부터 0시30분까지 부분파업예정이었고 파업 인원은 기아차 광주공장 근로자 6800여명 중 필수 인원을 제외한 65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기아차 노조가 파업을 실시하면 9년 연속 파업에 나서는 것이다.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진행되지 않은 2011년 이후 매해 파업을 벌였다.

노사가 대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일단 파업을 피했다. 하지만 이날 진행되는 본교섭 결과에 따라 파업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여론의 눈치를 보기위한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광주상공회의소는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의 부분파업 결정 철회와 노사 간 원만한 타결을 통해 정상조업에 임해 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광주상의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역 산업현장과 지역민의 신음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는 힘든 시기에 부분파업을 강행할 경우, 지역경제는 더욱 어려운 국면에 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우려감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 기아차 판매가 전년대비 15.4% 줄었고, 영업이익 또한 47.7% 감소하면서 지역 부품협력 업체와 종사자들에게 직접적인 여파가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상의는 "사상 유례없는 감염병 여파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때에 지역 경제의 큰 축인 기아차가 위기극복에 앞장서기 보다는 노사 간 갈등으로 끝내 9년 연속 파업이라는 극단적 결과를 내놓은데 대해 지역민의 실망감은 이루 말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광주상의는 "특히 이번 파업이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250여개의 협력사는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고, 그 종사자들의 생계에도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다"며 "하루빨리 원만한 타결을 통해 정상조업에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최근 국내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장이 악화되고 있고, 부품업체들의 도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완성차업체들의 노사분규로 생산차질이 계속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고, 상생을 위한 산업평화를 촉구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완성처 업체들의 파업을 두고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소집단 이기주의로 노사관계가 파행에 이른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며 "부품업계와 완성차사 모두의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통 큰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 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기존 공장 내에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공장 설치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성과급 150%와 코로나 특별 격려금 12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가 거부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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