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현대차그룹 E-GMP, 기존 EV 보다 효율성·공간성 '압도적'

2020-12-02 13:13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아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쟁력을 좌우할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가 2일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현대차그룹은 E-GMP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 플랫폼에서 파생된 전기차(파생 EV) 대비 탁월한 효율성과 공간 활용성, 디자인적 자유도를 제공해 전기차 시장에서 월등히 뛰어난 경쟁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영상을 통해 공개된 E-GMP는 여러 개의 배터리팩을 바닥면에 넓게 펼치고 강철 프레임으로 주변을 감싼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바닥면에 앞뒤로 바퀴와 모터시스템을 결합한 단순한 구조였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차그룹



이 구조의 최대 장점은 '전기차에 특화된 공간 활용'이다. 기존 파생 EV 경우 엔진을 중심으로 변속기를 거쳐 각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데 특화된 플랫폼에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억지로 끼워 넣는 방식으로 제작된 만큼 전기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E-GMP는 전적으로 전기차에 활용하기 위해 개발된 플랫폼인 만큼 구조적으로 훨씬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정진환 현대차 전동화개발실 상무는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 이후 가진 기자단 Q&A 세션에서 "파생 EV와는 달리 E-GMP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만큼 더 많은 배터리를 장착하고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하며, 더 많은 파워를 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룸보다 구동부가 차지하는 공간이 적은 만큼 실내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고, 배터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 휠베이스를 늘릴 경우 그 위 공간도 그만큼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E-GMP는 8개의 배터리팩이 장착된 형태였지만 차종별 필요에 따라 배터리 용량을 늘려야 할 경우 휠베이스를 늘려 배터리팩을 추가 장착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E-GMP 기반의 전기차는 실내공간이 더 높은 차급의 차량과 비교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를테면 준중형 SUV인 투싼 크기의 전기차일 경우 상위 차급인 중형 SUV 싼타페 수준의 실내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전기차에 특화된 플랫폼은 1회 충전 주행거리 및 퍼포먼스와도 연관된다. 배터리 장착 공간을 효율적으로 확보한 만큼 전기차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인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E-GMP 기반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00km 이상이며, 배터리 팩을 늘릴 경우 주행거리는 더욱 늘어난다.

달리기 성능 역시 파생 EV에 비해 월등히 높일 수 있다. 충분한 배터리 용량을 제공하니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위해 전기를 마음껏 뽑아 쓰는 것도 가능하다. E-GMP 기반으로 개발되는 고성능 전기차 모델은 0→100km/h 도달시간 3.5초 미만, 최고 속도 260km/h를 낼 수 있다고 현대차그룹은 밝혔다.

이와 함께 무게가 많이 나가는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낮게 배치함으로써 차량의 무게중심도 낮아져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한층 더 높여준다.

E-GMP가 제공하는 효율성은 디자인적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공간 효율성이 높으니 디자인을 위해 실내공간의 일부를 할애할 수도 있고, 1회충전 주행거리도 크게 늘어난 만큼 굳이 공력성능(낮은 공기저항)을 위해 디자인적 제약을 가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차그룹



비어만 사장은 "자동차는 활용성도 중요하지만 디자인도 중요하다"면서 "요즘 나오는 전기차들은 다들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하게 생겼는데, 공력성능을 추구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E-GMP는 가장 효율적인 전기 동력 시스템을 갖춘 만큼 공력성능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이지 못해도 디자이너들에게 충분한 자유도를 줄 수 있다"면서 "공력성능 측면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외관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디자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E-GMP를 활용해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의 다양한 차종을 내놓을 예정이다.

비어만 사장은 "현대차는 내년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아이오닉6, 아이오닉7 등을 순차적으로 론칭하고, 기아차도 첫 전용 전기차 CV를 내놓을 예정이며, 제네시스 브랜드로도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세단은 물론, CUV, SUV, 7인승 차종까지 다양한 차종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E-GMP가 아닌, 기존 내연기관 차종들 중 소형 사이즈의 인기 모델을 기반으로 한 파생 전기차 모델들도 계속해서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비어만 사장은 "E-GMP를 EV 전용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동시에 파생 EV도 선도할 것"이라며 "니로와 코나도 훌륭한 전기차인데, 파생차라고 포기하기엔 너무 좋다. 앞으로도 좀 더 작은 차급에서 파생차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