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사용한 만큼 보험료를 내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내년 7월 출시된다.
전체 보험료를 끌어 올리는 일부의 과잉진료를 막겠다는 방책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4세대 실손보험이 과잉진료를 받는 가입자를 끌어당길 유인책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기존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실손보험료 인상률 상한인 25%씩 매년 보험료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일 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료의 구조적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해 4세대 실손보험에 보험료 할인·할증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실손보험은 1999년 최초 상품 출시 당시 자기부담금이 없는 100% 보장 구조 등으로 과다 의료서비스 제공과 이용을 유발할 수 있는 구조적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 의료이용량 상위 10%가 전체 보험금의 56.8%를 지급받으며, 무사고자를 포함해 전체의 가입자의 93.2%는 평균 보험금인 62만원 미만을 지급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졌고 대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료 상승의 주 원인인 비급여에 대해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해 가입자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할인・할증 적용 단계는 5등급으로 분류된다. 1등급은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2등급은 유지, 3~5등급은 할증이 붙는다.
금융위는 "신실손 기준 시뮬레이션 결과, 할증구간 대상자는 전체 가입자의 1.8% 수준"이라며 "대다수의 가입자는 보험료 할인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체 보험료 인상의 주범인 1.8%를 4세대 실손보험으로 유인할 유인책이 없다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선 이들에 대한 대책 없이는 현재 운영 중인 실손보험의 적자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잉진료 가입자로 인한 보험사의 피해 역시 막대했다. 기존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30% 이상을 상회하고 있으며,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손해액은 2조원을 넘겼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 개선책은 보험사와 대다수 소비자에게 긍정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가입자들을 끌어들일만한 큰 유인책은 없다"며 "기존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올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위는 기존 실손보험료 인상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실손보험료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은 가격 부분에서 가장 큰 메리트다 있다"며 "과거에 가입한 상품들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해 새로운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도덕적 해이가 큰 가입자만 기존 실손보험에 남아있을 경우 종국에는 보험료가 크게 인상될 것"이라며 "이대로 상황이 지속된다면 보험료 인상률 상한인 25%씩 매년 보험료가 인상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