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시중은행의 대출길이 막히자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액이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대출 수요가 갈곳을 잃자 저축은행으로 발길이 몰린 것이다.
금융당국의 가계 대출 총량규제에 포함되지 않는 중금리 대출은 중금리대출 활성화 대책과 내년 법정최고금리 인하 등의 이슈와 맞물리며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유진·애큐온·JT친애저축은행 등 국내 자산규모 8위권 저축은행의 전체 여신 대비 중금리대출 비중은 지난 11월 기준 평균 48.31%로 집계됐다.
저축은행권의 중금리대출은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 연 16% 이하 상품을 뜻한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이 연 16% 금리 이하 중·저금리 대출을 판매한 비중은 지난달 기준 47.83%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34.06%와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OK저축은행도 중·저금리 대출 비중이 지난해 6.55%에서 올해 3분기 18.96%로 확대됐다.
페퍼·한국투자·웰컴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중금리상품 비중 또한 1년 전에 비해 각각 48.34%, 69.42%, 28.7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유진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1년 새 2배 가량 늘었으며, 애큐온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비중도 47%로 크게 확대됐다.
JT친애저축은행의 올해 11월 기준 중금리대출 비중은 59.41% 수준이다.
저금리와 코로나19로 인한 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진 풍선효과로 저축은행 대출 수요가 급증하며 중금리대출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9조5913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8267억원 늘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1분기 이후 역대 최대 폭이다.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증가세는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금리대출의 경우 금융당국에서 규제하는 가계대출 총량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내년 7월부터 대부업법 상 법정최고금리가 20% 이하로 인하될 전망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정최고금리인하를 앞두고 저축은행업권 사이 중금리 대출 수요를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며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모바일 어플 등을 통한 비대면 중금리대출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