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에서는 2014년 산적한 교육쟁점들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교육쟁점 연속토론회를 개최했다. 총 열 두 차례에 걸친 토론의 장을 통해 자사고 폐지와 혁신학교 추진의 문제점, 교육내용의 좌편향, 학생인권 조례의 문제 등 구체적인 교육현장의 문제들을 짚고자 했다. 자유경제원은 연속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 관련 전문가와 시민운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토론하는 <2014 자유경제원 교육대토론회- 흔들리는 교육,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를 9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했다. 아래 글은 패널로 참석한 이명희 공주대학교 역사학과 교수의 토론문 전문이다. |
자유경제원에서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총12회에 걸쳐 우리나라 교육의 현안문제에 대한 세미나를 연속적으로 개최했다. 발제자인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께서는 이러한 세미나를 직접 기획하고 또 운영하면서 파악하게 된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심각성을 다양한 팩트에 기반하여 실감나게 거론하고 있다.
모두 근거가 있는 진단인 만큼 토론자로서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이며, 아울러 발제로부터 많이 생각하고 또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점 발제자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본 토론자는 그동안 자유경제원의 연속 세미나에서 토론하고 또 발제자께서 지적한 모든 교육 현안문제가 ‘전교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새삼 지적하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교육계에서 ‘전교조’ 문제는 1-2년 동안의 새로운 문제가 아주 오래된 문제라는 점도 아울러 상기하고자 한다. 동시에 2014년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을 주도하는 것이 ‘전교조’라는 발제자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면서, 그 원인과 의미를 좀 다른 각도에서 토론하고자 한다.
▲ '2014 자유경제원 교육대토론회- 흔들리는 교육,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명희 공주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
왜, 새로운 정책 대안도 없는 전교조가 2014년 이후 우리나라 교육을 주도하고 있는가? 발제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금년도 교육감선거에서 전교조 출신 혹은 친전교조 교육감 후보자들이 절대 다수 당선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선된 전교조 성향 교육감들이 자신들의 공약을 교육현장에 적용하면서 교육 아젠다를 주도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토론자는 전교조 성향의 교육감이 다수 당선되었다고 하더라도 우파정부 하에서 교육 아젠다를 주도하는 것이 ‘전교조’라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 국가이며, 게다가 중앙정부의 권한이 막강한 중앙집권제 국가이기 때문이다. 교육감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자치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우선적인 교육정책을 설정하고 추진하는 것은 대통령과 중앙정부인 것이다.
우리는 먼저, 친전교조 성향의 교육감들이 시·도 교육청 차원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이 주요 교육 아젠다로서 국민들의 귀와 눈에 오르내리는 것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또 지지를 받는 정부차원의 교육정책이 없는 것이 바로 근본적인 원인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정부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책들 중에 우리들이 알고 있는 어떤 정책들이 있는지를 들어보자. 내세울 수 있는 이렇다 할 교육정책이 없다고 말하면 지나친 것일까? 국민들은 교육에 대한 기대 수준이 매우 높고, 또 현실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점 교육정책이 부각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 진보교육감들이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어 하향평준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자사고를 활성화시키지 않고 자사고를 폐지하려는 것은 수월성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서울시 의회 교육위원회에 참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준비를 하고 있다. |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떤 정책이든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고, 또 비판도 할 수 있다. 전교조 성향의 교육감들이 수행하고 있는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더 크게 비판하고 바로잡아야 할 것은 우파정부 하에서 교육의 풍향계가 좌로 향하고 있는 현실 그 자체이다.
즉, 우파정부 내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직무를 방기 혹은 유기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먼저 비판을 가해야 한다.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소망이 무엇인지를 적극적으로 발굴•수렴하여 그것을 정책화 하여 실행하고 있지 않는 점에 대해 비판해야 한다.
지난 6월 4일 교육감 선거에서 참패한 원인도 박근혜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무기력증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이야기하고 또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교육혁신 반드시 필요하다”고 교육혁신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정책화 하여 추진한 것이 없었다.
특히 시·도 교육청이나 학교현장 차원에서 어떠한 새로운 정책도 구체화시키지 못하였다. 반면에 핵심정책이라고 내세운 것이 교육전문가들에게도 모호한 자유학기제나 행복교육을 내세운 결과, 박근혜정부는 교육을 방치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된 것이고, 그 결과 교육감 선거에서 참패하였다.
아직도 대한민국 국민은 교육에 대한 기대가 크고, 현재의 교육에 대해 불만족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교조와 전교조 성향 교육감들이 하고 있는 정책들 가운데 국민의 광범한 지지를 받는 것이 없다. 그리고 정책의 추진 방법도 미숙한 부분이 두드러진다.
그것을 비판하고만 있다가는 또 국민들로부터 호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교육의 이니셔티브를 전교조에 가로채이고 있다는 것은 미래를 가로채이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생산적 대안이고, 그것을 구체화한 정책이며, 그것을 치밀하게 실행하는 추진력이다. 이러한 교육혁신을 추진하는데 있어 헌 옷이냐 새 옷이냐를 가릴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명희 공주대학교 역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