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익공유제 불씨가 카드업계로 옮겨붙으며 논란이 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카드사가 재난지원금으로 인해 수수료 수익을 얻었으며, 이를 나눠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업계에선 재난지원금의 효율적인 지급과 사용을 위해 시스템을 무료로 제공한 공은 무시한채 매출이 발생한 것에만 집중해 이익을 뱉어내라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당국에서 이익공유제와 관련해 카드업계와의 접촉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익공유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치권의 논의나 요청은 전혀 없다"며 "현재 단계에서 카드사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이익공유제 본격 논의를 위해 개최한 포스트코로나 불평등해소 태스크포스 1차 회의에서 "카드사도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수수료 수혜를 본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치권에서의 카드사를 향한 재난지원금 수혜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5월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재난지원금 14조원 중 800억여원의 카드 수수료가 발생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분에 대해 가맹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도록 소상공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카드 소비액이 늘어났으니 수수료 혜택을 본 카드사의 수익을 걷어 기금을 조성하는 등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재난지원금으로 카드사가 이익을 봤다는 주장부터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카드사가 재난지원금을 통해 매출이 발생하긴 했으나, 재난지원금 사용을 위한 구축 비용 등을 제외하고 나면 수익은 마이너스라는 것이다.
실제 카드업계에선 재난지원금 신청과 사용을 위해 서버구축비용과 포인트 적립비용, 이자비용 등이 발생했다.
특히 재난지원금은 주로 영·중소가맹점 위주로 사용됐으며, 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은 0.8~1.6%의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사실상 이들의 수수료는 원가 이하로 수익보단 손실이 크다는 주장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5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재난지원금으로 인해 이득을 봤다는 정치권의 주장과는 상반된 수치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으로 수익이 발생하긴 했으나 비용을 제외해야 이익이 된다"며 "카드사들은 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시스템을 무상으로 지원한 것인데 수익을 봤으니 환원을 하라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수수료로 얻은 이익보단 서버증설, 전산시스템 구축 등에 들어간 인적, 물적 비용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늘어난 민원과 소비자에게 돌아간 혜택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카드사에겐 부담"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