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효성이 주력 제품군의 스프레드 상승에 힘입어 수익성 향상에 성공한 가운데 올해 전망이 주목을 받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해 4분기 매출 8199억원·영업이익 7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58.8% 늘어났다. 연간 기준 매출은 2조7826억원, 영업이익은 1388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년 대비 31.3%, 영업이익은 12.4% 감소했다.
하반기 들어 코로나19가 완화되고 주요 연결법인의 손익이 개선됐으나, 상반기 실적 부진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효성티엔에스가 930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는 등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별도 영업이익도 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적자를 냈던 자회사 지분법이익도 효성티앤씨 흑자전환 등으로 18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효성그룹은 미·중 무역갈등을 비롯한 국내외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연결·지분법 자회사들의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4분기 13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5.6%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400억원 가량 넘어선 수치로, 마스크·보호복·래깅스 수요가 확대되는 등 타이트한 스판덱스 수급이 지속되고, 중국(취저우) 및 인도 공장이 정상 가동된 덕분이다.
PET/나일론부문도 전방 업황 개선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자동차·타이어 판매량 증가로 베트남 타이어코드 실적도 개선됐다는 것이다. 스판덱스의 경우 브라질·터키·베트남을 비롯한 국내외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연말까지 우호적인 시황이 펼쳐지는 등 실적 개선을 이끌 품목으로 꼽힌다.
효성첨단소재의 영업이익은 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98%·전분기 대비 200% 이상 늘어나는 등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계절적 비수기가 찾아오고 환율이 부정적이었지만, 미국·유럽 자동차 시장 회복으로 타이어보강재 가동률이 상승했을 뿐더러 특수섬유 수익성이 견조하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관련 부품도 실적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아라미드는 전기차용 타이어 강성을 보강하는데 쓰이는 섬유로, 효성첨단소재는 올 하반기 증설을 토대로 판매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효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 하락했다. 미국공장 및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한 탓에 중공업부문 수익성이 줄고, 전력인프라부문에서도 대기업향 물량이 일시 순연된 것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건설부문도 대형현장 준공 후 신규 프로젝트 착공이 지연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
효성중공업은 구조조정·미국 반덤핑 관세 등 지난해 반영된 일회성 비용의 부담에서 벗어났으며, 수소생산기지 연계형 충전소 등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해 실적을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또한 데이터센터·풍력부품 사업을 본격화하고, 그룹 차원에서 린데그룹과 추진 중인 액화수소플랜트도 향후 실적을 거들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화학은 20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올 1분기 예정됐던 정기보수 일정을 앞당긴 여파로, 전분기 대비 19.2% 축소된 수치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상승에도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가 늘어났지만, 베트남 사업 적자 및 계절적 비수기 진입 등 악재가 발생한 탓이다.
그러나 올해는 프로판 탈수소화(PDH)·PP 원재료 통합 및 물량 증가 효과가 나타나고, 선진국향 산업용 파이프 시장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필름/옵티컬부문도 전방산업 업황 회복으로 견고한 마진율을 유지할 것"이라며 "삼불화질소(NF3)는 전방 반도체 및 LCD 업황 호조 및 증설 제한으로 현재 없어서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