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금협상대사가 4일 한미방위비협상을 위해 워싱턴DC로 출국하면서 가능하면 원칙에 합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9차회의를 위해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예단하기 어렵고 추가적인 대면 협의가 있을 수 있겠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정 대사의 이번 출국은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에서도 1년여만에 방위비협상이 대면 회의로 개최되는 것이라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정 대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번 협상과 관련해 “전체적으로 상당 부분 공감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빠른 시간 내 타결을 기대한다”고 했으며, 오는 4월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 무급 휴직 가능성이 없냐는 질문에 “제가 알기로는 그렇게 알고 있다”며 이달 중 최종 타결을 시사했다.
그는 워싱턴 현지에서 협정문을 발표할 가능성에 대해선 “국내적인 절차 등을 감안했을 때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가능한 이번 회의를 통해 원칙적인 내용에 대한 합의를 마칠까 한다”고 덧붙였다.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금협상대사./사진=연합뉴스
한미는 오는 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11차 방위비협정 체결을 위한 9차 회의를 연다. 우리 측에서는 정 대사가, 미국 측에서는 도나 웰튼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수석대표로 나선다.
한미는 지난해인 2020년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7차회의 이후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 2월 5일 화상으로 8차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정대사의 출국으로 한미 양측간 실무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됐고 타결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큰 틀에서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혔더라도 협정 문안 조율 등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한미는 2019년 말 제10차 SMA 만료에 따라 2020년부터 적용할 새로운 SMA를 마련해야 했지만 협정 공백 상태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앞서 한국은 2019년 기준으로 1조389억원의 방위비를 분담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면서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후 한미는 지난해 3월 ‘13% 인상안’에 합의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반대해 새 협정 체결에 실패했다. 지난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방위비와 관련해 “동맹을 갈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실제로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