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가 내수시장에서 대표 고급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놀라운 성장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전체 판매의 6대 중 1대는 제네시스가 판매될 만큼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전체 현대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며 현대차의 판매 수익성역시 늘어나고 있다.
제네시스 더 뉴 G70와 GV80. /사진=제네시스 제공
15일 현대차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1∼2월 판매량은 1만8818대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204% 급증한 규모다.
G80가 8364대로 제네시스 브랜드 내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GV70 4973대, GV80 3155대, G70 1198대, G90 1028대 등이다.
이는 이 기간 전체 현대차 내수 판매(11만1603대) 가운데 16.9%로 역대 최고치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난 2015년 말 EQ900 출시를 시작으로 제네시스가 별도의 브랜드로 독립한 이래 제네시스 판매 비중이 10% 전후였다.
이듬해인 지난 2016년 6만6278대가 팔려 현대차 전체 판매(65만8642대)의 10.1%를 차지하며 처음 두 자릿수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후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8.2%, 8.5% 수준으로 하락했다. 모델 노후화와 브랜드 독립후에도 이직 독자 모델이 출시하기 전이어 판매가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7.7%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같은 라인업을 보충해 제품군을 다양화하면서 비중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첫 SUV인 GV80와 3세대 신형 G80가 출시되면서 판매는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작년 1월 출시된 GV80는 계약 첫날 하루 만에 1만5000대가 계약되는 등 인기를 얻으며 애초 예상치를 웃도는 3만4217대가 판매됐다.
두 차종을 앞세워 지난해 제네시스 판매는 10만8384대를 기록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 10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차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8%까지 늘었다.
국내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발표한 '1년 내 프리미엄차 구입 의향자 선호 브랜드' 조사 결과 지난 2016년 제네시스 구매 의향자는 전체 응답자의 22.5%, 2018년에는 18.5%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35.3%까지 치솟아 벤츠(21.0%)와 BMW(18.3%)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지난해 연말 공개한 두 번째 SUV인 GV70 판매가 본격화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제네시스의 판매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차종을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는 차량 구독 서비스 '제네시스 스펙트럼'이 차종 및 가격대를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사진=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는 현대차그룹의 고급차 브랜드 프로젝트로 시작해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경영과 함께 과감한 시도를 통해 완성됐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은 정의선 회장이 발로 뛰며 완성시킨 브랜드가 제네시스다.
처음 현대차의 플래그십 모델을 분리해 출발했지만 현재는 스포티세단부터 플래그십 대형세단과 고급 SUV까지 라인업을 갖추고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게 제네시스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기존의 G80를 활용해 첫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고 전용 전기차도 올해 중 선보일 전망이다. 전용전기차는 GV70과 비슷한 크기에 E-GMP를 적용한 차로 예상되고 있다.
친환경차까지 활동범위를 넓힌 제네시스는 기세를 몰아 수입차가 독주하고 있는 고급차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제네시스 판매 증가는 현대차의 영업이익 확대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제네시스의 모델인 G80의 평균 공장가격(4897만 원)은 쏘나타(2170만 원)보다 약 56% 높다.
영업이익 비율도 G80이 15% 수준인 것과 달리 쏘나타는 7%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네시스 10만대 판매 때 영업이익은 73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쏘나타를 50만대 판매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투자업계에서는 제네시스 1대를 팔아서 얻는 영업이익이 쏘나타 5대를 판매했을 때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인업의 다양화를 통해 선전하고 있는 제네시스는 올해 친환경차 영역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며 시장에서 더 큰 판매실적이 기대된다"며 "고급차의 수익성이 일반차에 비해 높은 만큼 현대차의 수익성 역시 개선되는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