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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은 내가, 손실은 정부가" 완판까지 단 6일…은행권 뉴딜펀드 흥행

2021-04-05 11:57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가 시중은행에 풀린 지 단 6영업일도 되지 않아 전량 동났다. 지난달 29일 주요 은행에 상품이 출시되면서 ‘손실 없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전한 펀드’로 입소문나자 국민들이 은행가로 몰린 형국이다. 

투자위험도 1등급의 고위험 상품이지만 정책자금이 손실액을 메워주게 돼 있어 사실상 원금을 보장해준 게 흥행에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은행업무가 번거로워져 소비자들의 가입이 뜸할 거라는 평가가 무색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제공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는 은행 7곳, 증권사 8곳 등 총 15개 금융사에서 판매했다. 7개 은행에 각각 배정된 물량은 △KB국민 226억원 △IBK기업 220억원 △하나 155억원 △NH농협 150억원 △신한 110억원 △우리 70억원 △산업 10억원 등이었다. 이중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KDB산업은행 등 6곳에서 지난 1일 상품을 완판했다. 

기은은 유일하게 배정된 물량이 남은 곳이었지만 이날 영업점 판매가 재개되면서 오전 10시께 전량 완판됐다. 기은이 시중은행과 달리 상품을 제때 완판하지 못한 건 최소가입금액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은은 소액투자자 등 다양한 가입자를 포섭하기 위해 납입액 5만원부터 가입을 허용했다. 

시중은행이 최소 가입액으로 수백만∼수천만원을 설정해 상대적으로 고액자산가를 타깃한 것과 대조적이다. 

뉴딜펀드는 상장‧비상장 주식과 채권과 주식이 혼합된 상품인 ‘메자닌’ 등으로 구성된 투자위험도 1~2등급의 고위험 상품이다. 일반국민이 사모재간접공모펀드 5개에 총 1400억원을 공모하고, 정책자금이 모펀드로서 600억원을 투입해 총 20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헤지펀드로 운영되는 10개 자(子)펀드가 2000억원으로 디지털‧그린뉴딜 관련 상장‧비상장기업 등에 투자한다. 

통상적으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공식에 따라, 고위험상품은 높은 수익을 안겨주지만 원금이 손실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또 2025년 4월21일이 만기로, 중도 환매도 불가능하다. 중간에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납입금을 인출하려 해도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뉴딜펀드는 정책자금 400억원이 후순위로 함께해 펀드자산의 21.5%까지 위험을 보전해주고 있다. 정부가 손실을 메워줘 수신자의 원금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반대로 펀드 수익률이 20%를 넘어서면 초과 수익분은 일반 투자자와 후순위 투자자가 4대6의 비율로 나눠 갖는다. 은행들이 상품을 조기 완판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당초 은행들은 이달 16일까지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조기 완판이 ‘손실 보전’이라는 무기 외에도 제로금리 시대 안정적 수익을 보장해준 게 흥행요인이 된 것 같다고 판단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가 일주일도 안 돼 완판됐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최소납입액이 수천만원인 곳도 있는 걸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다”며 “정책형 뉴딜펀드가 국내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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