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최고 기술은 인재가 만든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 위해 투자 지속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전문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급변하는 첨단기술 시장 속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연구개발(R&D) 조직인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는 인재양성을 위해 지난 2021년부터 매년 기술분야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대학·대학원생들의 연구를 지원해 차세대 기술 리더로 키우고, 우수자는 삼성의 차기 인재 풀에 올려두는 것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1일 오후 3시 50분 경 '2024년도 제34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열리는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SAIT는 공모전에서 AI를 활용한 반도체 소자와 머신 러닝 알고리즘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고, 이를 통해 국내 차세대 반도체 연구 개발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AI 기술 개발에는 메모리 반도체 개발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시스템 성능 개발 및 강화는 필수적이다. 

인재 채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과 7월에도 경력 사원 채용 공고를 내고, 총 800여 개 직무에서 인재를 모집했다. 특히 HBM 등 차세대 D램 솔루션 관련 인력이 다수 뽑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낸다"는 뜻을 밝힌 만큼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 회장은 인재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 회장은 올해 1월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명장 15명과 직접 만나 "기술 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다"고 인재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최근 이공·자연계 전공 1~2학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반도체 캠퍼스 탐방과 이론 교육 등을 지원하는 '샤이닝스타' 프로그램 5기 활동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반도체 기초 이론 및 8대 공정에 대한 학습을 비롯해 삼성전자 사업장 투어, 선배 엔지니어와의 만남, 팀별 미션 수행 등을 통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을 체험했다. 오는 12월엔 6기 활동에 대한 접수를 시작한다. 

SK하이닉스 역시 AI 반도체 핵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전문 인력 채용을 상·하반기에서 상시로 바꾸고 주니어 탤런트 전형을 도입했다. 해당 전형은 반도체 관련 업계에서 실무경험을 가진 준비된 인력을 곧바로 현장 일선에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는 올해 들어 총 일곱 차례나 신입과 경력 채용을 실시하기도 했다. 모집 분야는 D램 설계와 HBM 디지털 설계, 낸드 설계, SoC(시스템온칩) 설계·검증 등이다. AI 반도체 공룡인 엔비디아의 파트너사인 SK하이닉스는 전문 인력 화보를 통해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신속히 대응하는 한편 기술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채용 공고에서 선발된 인력은 △HBM 설계와 AVP(어드밴스드패키징) 등 AI 메모리 반도체 분야 △최근 신규 투자를 발표한 충북 청주 M15X △2027년 5월부터 가동을 시작할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AVP 생산 기지 준비를 위한 엔지니어 등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채용 절차와는 별도로 서울대 등 5개 대학에서 석·박사 대상 채용 행사인 '테크 데이 2024'도 개최했다. 테크 데이에는 김주선 AI 인프라 담당 사장을 비롯해 김종환 D램 개발 담당 부사장,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 담당 부사장, 최우진 P&T 담당 부사장, 송창록 CIS 개발 담당 부사장 등이 총출동해 화제가 됐다.

AI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인재 확보는 시장의 급속 성장세에 따라 지속할 전망이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2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세인 시장 상황과 달리 반도체 내 전문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AI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해 양대 기업은 전문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