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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부재' 삼성전자, 50조원+α 역대급 투자 계획 공개할까

2021-04-18 15:19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미국-중국 간 반도체 패권 싸움과 공급망 확보 경쟁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올해 미국과 한국에서 역대급 투자계획을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텍사스주 소재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사진=삼성전자 제공



최근 미국 백악관 화상 회의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미국 투자계획이 이르면 내달 발표되고,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늦어진 경기도 평택캠퍼스 P3 라인에 대한 신규 투자 계획 역시 늦어도 하반기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두 공장에 대한 투자 규모는 최소 50조원, 최대 7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8일 재계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만간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인근과 애리조나·뉴욕 등을 후보지로 놓고 추가 공장 건설을 검토해왔다. 이 중 1공장이 있는 오스틴 지역이 유력하다.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역대급 텍사스 한파에 따른 오스틴 공장 셧다운 여파로 주정부로부터 추가 인센티브를 받아내기 위해 재협상을 진행 중이다.

삼성 측은 "텍사스주 인센티브가 미흡할 경우 다른 후보지를 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미국 현지 언론들은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늦어도 여름까지는 미국 투자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봤다.

재계에서는 이보다 빠른 내달 하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전후해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계획이 공개될 것으로 관측한다. 지난 12일 인텔과 TSMC 등 경쟁사들이 백악관 회의 이후 미국 내 반도체 투자계획을 잇달아 내놨다. 국내 유일 참석 기업 삼성전자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민 '청구서'에 어떤 방식으로든 화답해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후보지들과 논의 중인 인센티브가 원만히 해결되면 미국 투자 결정이 이번 정상회담의 '선물 보따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제3공장(P3)도 현재 공사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중 투자계획이 공식화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평택 P3 기초공사에 착수했고 현재 타워크레인을 다수 투입해 철골 골조 공사를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시장 내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P3 라인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완공한 제2공장(P2)의 D램 라인이 지난해부터 파운드리와 낸드플래시 라인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삼성전자는 경쟁사들과의 초격차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현지에선 연내 P3 공장 외관 공사가 끝날 것으로 내다본다. 이 경우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반도체 장비 반입이 시작되고, 시험 가동을 거치면 2023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될 것이라는 평이다.

평택 P3 라인은 공장의 길이가 700m다. 이는 P2(400m)의 1.75배에 달하고 연면적도 70만㎡ 규모로 단일 반도체 라인 중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에 따라 전체 투자 규모도 각각 30조원 가량이 투입된 P1·P2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초미세공정을 위해 대당 1700억∼2000억원에 달하는 극자외선(EUV) 장비를 많이 쓰는 삼성전자의 라인 특성을 고려하면 P3 전체 투자비는 40조∼50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예상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연초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으면 P3 라인의 착공에 따라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 구속으로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경쟁사인 TSMC와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 유지와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늦추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이재용 부회장도 지난 1월 말 수감 이후 첫 사내 메세지를 통해 투자·고용을 예정대로 충실히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며 경제단체들을 중심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건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실제 사면 여부는 예단할 수는 없다"며 "미중 패권 다툼 등으로 국내 반도체에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부재 속에서도 중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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