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 계열사 지분 상속이 마무리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경영 안정화와 함께 균등한 재산 분배를 통한 가족간 화합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SDS는 30일 이 회장 상속관련 지분 변동 내역을 나란히 공시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번에 삼성생명을 제외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SDS는 법정 비율대로 상속이 이뤄졌다. 앞서 이 회장은 삼성전자(4.18%)와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계열사 지분 상속으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의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다.
특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절반을 상속받으면서 삼성전자 지배력을 더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에 대한 안정적인 지배를 위해 삼성생명에 한해 차등 상속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지속 성장 동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삼성생명 지분 확보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에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생명 주식 4151만9180주 가운데 절반인 2075만9391주를 물려 받았다.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율은 기존 0.06%에서 10.44%가 됐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19.34%)에 이은 삼성생명 2대 주주에 등극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중 각각 33.33%, 16.67%를 물려 받았다.
또 이 부회장은 상속을 통해 삼성물산 지분율(보통주 기준)을 기존 17.48%에서 18.13%로 렸다. 삼성물산은 현재 삼성전자 5.01%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도 기존 0.70%에서 1.61%로 늘었다.
이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주식은 홍라희 여사와 세 자녀에게 법정비율대로 상속됐다. 홍 여사가 3분의 1을, 이 회장과 이 사장, 이 이사장이 나머지 3분의 2를 균등하게 나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계열사 지분 상속으로 삼성은 지배구조에 변화 없이 미래 지향적 경영이 가능하게 됐다”며 “이 부회장 중심 경영에 더 무게를 실었지만 재산이 균등하게 배분되면서 가족 화합도 더 탄탄해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회장 유족은 용산세무서에 상속세를 신고했다. 유족의 세무대리인 김앤장은 이날 오후 3시쯤 용산세무서에 상속세를 신고한 뒤 신고세액의 6분의 1을 납부했다.
이 전회장 상속인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한다. 이날 상속세의 6분의 1인 2조여원을 냈고, 앞으로 5년간 다섯 차례에 걸쳐 나머지 10조여원을 분납하게 된다.
지난 28일 삼성전자는 유족들을 대신해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유족들이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