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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 현대중공업 전 노조위원장의 고언…"노사공멸 안된다"

2015-01-24 07:13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참담하다. 노조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 이원건 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이원건 현대중공업 전 노조위원장은 지난 22일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울산의 노동운동 이제는 변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가진 강연에서 현재 현대중공업의 노사 간 대립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

이원건 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정점이라고 일컬어지는 1988년 ‘128일 총파업’과 1990년 ‘골리앗 크레인 농성 투쟁’을 앞에서 이끈 장본인이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후 현대중공업 노조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2대 노조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울산노사발전연구원이 마련한 이날 강연에서 “현대중공업 파업 사태를 보면서 참 답답했다”면서 “지난 1987년 노동자대투쟁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대중공업 노사 관계를 비롯한 울산지역 노동운동의 현주소애 대해 이야기했다.

이원건 전 노조위원장은 현대중공업 노사 상황이 지난해부터 업계의 논란거리로 회자되고 있는 것관 관련해 “세계적인 기업이었던 현대중공업이 지금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노사가 소통해야 하는데 서로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노조는 회사가 최대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마냥 돈만 더 달라고 요구해선 안 된다”며 “노조도 회사와 함께 기업의 경영을 같이 고민해야한다”고 했다. 아울러 회사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지금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원건 현대중공업 전 노조위원장은 1987년 노사분규 당시와 현재의 상황에 확실한 선을 그었다.

그는 “당시 노동현장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곳이었다. 노동자들은 연봉 300만원 받으며 중역들의 눈치와 멸시를 받으며 힘들게 일했다”면서 “투쟁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곧 정의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노조는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에만 연연해하고 있다”며 “계파중심으로 가는 것에서 벗어나 멀리보고 올바른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금은 그때처럼 노동운동을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그 당시는 경제성장의 과도기였고 자본의 불합리에 맞서 싸운 것이었다. 현재 울산지역 대기업 노동자들 상황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요즘 노동자들은 사회공익적 개념이 약한 것 같아 아쉽다”며 “회사 역시 강성노조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해서는 안된다. 끌어안아야 한다. 무엇이 그들을 화나게 했는지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현대중공업 노조 대의원선거에서는 지난해 임단협 투쟁에 적극 나섰던 강성 기조의 조합원들이 대거 당선됐다. 노조는 전날 제27대 대의원선거 1차 투표를 실시해 대의원 158명을 선출했다. 이 가운데 100여명은 강성 기조의 조합원인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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