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닭고기 전문으로 잘 알려진 하림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31일 마감한 이스타항공 인수의향서(LOI) 접수 결과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 쌍방울그룹 계열사 광림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하림 사옥 전경/사진=하림그룹 제공
하림은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워 온 회사다. 2001년 천하제일사료부터 시작해 2011년 미국 닭고기 업체 ‘알렌패밀리푸드’, 엔에스쇼핑 등을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선진, 팜스코, 디디치킨, 멕시칸치킨, 그린바이텍에 이어 2015년 팬오션도 인수합병했다.
팬오션은 현재 하림그룹 전체 매출의 18~20% 가량을 차지해, 비중이 가장 큰 회사다. 팬오션은 지난해 매출 2조4971억원, 영업이익 2252억원을 올렸다.
팬오션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경우, 화물 운송 능력 강화로 하림의 물류 부문 경쟁력이 한층 올라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물류사업이 주가 되겠지만, 부수적으로는 기내식 사업도 노려볼 수 있다. 닭고기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하림이 라면과 간편식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는 만큼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식품업계에서는 항공사 알짜배기 사업으로 불리는 기내식에 꾸준히 눈독을 들여왔다.
아워홈은 2018년 한진중공업의 자회사인 항공기 기내식서비스업체 하코를 인수했다. 당시 본입찰에는 CJ를 비롯한 국내 식품대기업 3~4곳이 몰렸다.
아워홈이 인수한 하코는 2019년 매출과 721억원, 순이익 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이 순이익이 각각 168.5%, 순이익은 284.7%늘었다.
다만 하림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매각은 사전에 우선매수권자가 있는 '스토킹 호스' 방식이다. 이미 지난 14일 한 중견기업이 우선매수권자로 선정됐다. 하림그룹이 우선매수권자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더라도 법원은 다시 한 번 우선매수권자에게 기회를 준다. 이후 우선매수권자가 하림그룹이 제시한 금액보다 더 높은 매각가를 제시하면 인수 기회는 우선매수권자에게 돌아간다.
인수한다 해도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이스타항공을 심폐소생하는데 막대한 자금을 다시 투입해야 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분가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042억원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여객 수요를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림 관계자는 “치킨 기내식 등은 인수전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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