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13일 영국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악관도 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주부터 영국, 벨기에, 스위스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이다.
지난달 5일 영국에서 개최된 G7 외교·개발장관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렸다. 이 회담을 앞두고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정부 관계자의 설명을 인용해 오는 11~13일(현지시간)영국에서 열리는 7개국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여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G7 정상회의 개최를 1주일여 앞둔 4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 추진되는 바 없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협의도 안 되고 있나’란 질문에는 “더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 소식통은 같은 날 “G7 계기에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3국간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현재 없는 것으로 안다”며 “개최 가능성을 두고 완전히 문을 닫을 필요는 없지만 (물밑 조율 등) 추진되는 것은 전혀 없는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정부가 이같이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도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 일러스트·장현정 제작 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백악관은 3일 바이든 대통령의 다음주 영국, 벨기에, 스위스 등 유럽 순방 일정을 공개하면서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선 발표하지 않았다. 아울러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양자회담 대상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에서 10일 보리스 존슨 총리와 회담하고, 13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만난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2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주도로 G7 계기 한미일 정상회담을 여는 쪽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지만, 일본정부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일본 교도통신도 최근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으나, 이에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한 바 있다.
이처럼 한미일 3국 모두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것을 볼 때 촘촘한 G7 정상회의 일정상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한 한미일 3국 정상이 모였을 때 공통된 의제가 있어야 하는데 특히 중국과 북한 문제에서 3국은 각각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다자회담을 개최할 경우 중국 견제가 가장 큰 목적일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해 이미 한미‧미일 정상회담에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쌍방 입장이 조율된 각각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북한 문제에 있어선 공을 북측에 넘긴 상태이므로 한미일 3국의 메시지를 낼 단계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G7 계기 한미일 정상회담을 열고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견고한 동맹관계를 과시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약식 또는 스탠딩 회담처럼 조우 형태로 그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번에 영국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실현된다면 2017년 9월 이후 약 3년 9개월만에 열리는 것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