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도 오프라인 유통채널 가운데 손꼽히게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한 편의점 업계가 일제히 공정거래위원회 감시선상에 올랐다. 폭발적인 매출 성장 이면에 가맹본부의 ‘갑질’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와인 등 주류가 진열돼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사진=이마트24 제공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3개사는 모두 공정위 조사를 받았거나, 받는 중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24는 지난 7일 공정위로부터 본사 현장 조사를 받았다. 공정위는 이마트24가 가맹거래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후발주자인 이마트24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 가맹점수를 전폭적으로 늘리면서 점주들과 불협화음이 생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는 2013년 말 80여개 매장에 불과한 위드미FS를 인수해, 2년 만인 2015년 1000호점을 돌파했다. 5년 후인 2020년 5000점을 넘겼으니, 해마다 1000개씩 매장을 늘린 셈이다. 실제로 2019년에는 1055개나 늘었다.
편의점업계는 가맹점 수익보전을 위해 경쟁 브랜드 간 근접출점을 자제하기로 한 자율협약을 이마트24가 준수하는지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담배판매권 거리(50~100m) 등 일정 거리를 두기로 하면서 CU와 GS25는 신규출점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는데, 이마트24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어서다. 이마트24 일부 점주들도 2019년 같은 신세계 계열 할인점 '노브랜드' 근접출점을 문제 삼아 공정위에 제소하기도 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지난달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문제는 도시락이다. GS25도시락은 양이 많고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의미의 ‘혜자롭다’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공정위는 GS25가 하청업체로부터 도시락 등 식품을 자체 상표(PB) 상품으로 납품받는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를 했는지를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공정위의 13개 대형유통업체 PB상품 하도급 거래 규모 실태조사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연간 6134억원으로 전체 1조9000억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GS리테일과 이마트24 관계자는 모두 “공정위에서 조사 중인 사건에 관해 사실 여부나 내용 등을 확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BGF리테일 씨유(CU)는 하도급업체에 PB상품을 제조 위탁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장려금을 수취한 혐의로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하도급법 위반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자진시정 조치하는 등 공정위 조사에 적극 협조해 경고 수준의 조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CU관계자는 “앞으로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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