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최악이다. 자신으로 인해 연예계에 전무후무한 사건이 불거졌음에도 당사자는 외국에서 “유덕화와 영화를 찍고 싶다”고 한다. 상황 파악이 안되는건지, 철이 없는건지 이제는 대중도 기가 차 댓글을 남기는 것도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클라라의 계약해지 소송이 핫이슈로 떠오른지 보름이 넘었다. ‘성적 수치심’을 문제 삼았던 클라라의 논리는 역풍으로 인해 허물어진지 오래다. 관련 소송에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매협)까지 나서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클라라 / 사진=뉴시스 |
정작 당사자의 반응은 없다. 클라라측 관계자는 연예매체들을 통해 “지금 상황에서 더 나빠질게 뭐 있겠냐. 공식 대응을 하더라도 법무법인 측이 할 것”이라며 “당분간 홍콩 영화촬영 등 해외일정을 소화하겠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한국 활동을 당분간 접겠다는 뜻이다.
심지어 그녀는 홍콩에서 정해진 일정을 깔끔하게 소화하고 있다. 영화 크랭크업 파티에 참석해 “유덕화와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1일 홍콩 영화 ‘천국에서 떨어진 강아지 왕자’ 기자간담회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삶은 계속 된다. 나는 괜찮고 행복하다”며 “일을 즐기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나는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발을 동동 굴러도 모자랄 상황을 즐기는 모양새가 여간 강심장은 아니다.
클라라는 마치 이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소속사 일광 폴라리스 이모 회장과의 메시지 논란을 비롯해 그동안 자신이 대중에 공개한 화보, 심지어 시구 장면이 기사화돼 포털사이트의 머리를 장식하는 것을 보며 웃음짓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회장에게 보낸 메시지 중 ‘(사진을) SNS에 올리고 기사 안된 적 없어요. 항상 메인에 뜨고요’라는 의미심장한 말이 떠오른다.
연매협은 28일 클라라를 향해 “2012년 전속계약분쟁당시 ‘전속효력정지의 사전통보 및 계약완료 이후 재계약’의 원칙을 무시해 주의조치가 내려졌던 바 있다”며 “또다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동시에 시장질서를 무너트리고 있는바 클라라가 계속 연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한 클라라의 반응은 없다.
끓어오르는 대중의 비판을 클라라가 모를 리 없다. 그녀는 연예인 중에서도 SNS를 가장 잘 이용하던 부류였다. 자신의 일상을 SNS에 올려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또 기사화되는 것을 즐겼다. 꾸준한 연기력 비판에도 불구 이슈메이커로 자리잡기까지 SNS는 어떤 홍보수단보다도 유용했던 셈이다.
▲ 클라라 / 사진=뉴시스 |
그런 클라라가 시쳇말로 잠수를 탔다. 폴라리스 이회장과의 메시지 일부가 공개되며 여론이 반대쪽으로 기울자 페이스북에 반박문을 올린 이후 그녀의 업데이트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클라라는 SNS를 통한 ‘이미지스타’였다. 작품과 역할에 따라 이미지도 바뀌는 대다수 배우들과 달리 클라라는 오직 ‘섹시’에만 매달렸다. 물론 “섹시 이미지가 싫다”며 눈물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가 진행한 프로그램들은 물론 최근 출연한 영화 ‘워킹걸’에서마저도 성인용품샵을 운영하는 섹시한 처녀로 등장해 몸소 성인기구를 사용하며 낯뜨거운 장면을 연출했다.
섹시한 이미지는 금세 소비된다. 이채영은 지난해 11월 MBC ‘라디오스타’에서 “섹시한 이미지는 3년이 한계”라고 말했다. 이는 연예계에서 통용되는 말로, 이른바 ‘섹시 아이콘’은 주기적으로 순환한다는 뜻이 된다. 클라라가 시구로 단번에 떠오른 시기가 2013년 5월이니 한계에는 절반에도 미치치 못한 셈이다.
SNS와 섹시로 승부를 거는 연예인의 ‘반짝스타’에 머물다 사라진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클라라는 두 가지 성격을 모두 지녔다. 과연 클라라는 국내 활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연예계와 대중 모두 이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