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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효과보는 카뱅…신용평가업 이어 IPO까지 순항하나

2021-06-29 13:09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카카오계정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효과에 힘입어 광폭 성장행보를 보이고 있다. 출범 4년만에 이용자수 13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신용데이터 및 주요 금융권과 합작해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평가사로의 변모를 꿈꾸고 있다. 

특히 오는 8월 카뱅이 기업공개(IPO)를 하게 되면 금융주 시가총액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금융사가 될 전망이다. 카뱅이 국내 금융권의 ‘메기’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3월 말 현재 1335만명에 이른다. 가입자 흐름을 살펴보면, 카뱅은 지난 2017년 7월 영업 개시 5일 만에 계좌개설고객 100만명을 확보한 데 이어, 2019년 7월에는 1000만명을 확보했다. 올해 5월 말 현재 총 고객수는 1653만명이다. 

특히 최근 1년 사이 50대 이상 신규 고객이 급증한 건 눈에 띠는 요소다. 카뱅 측은 “신규 계좌개설 고객의 30%가 50대 이상으로, 전체 고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카뱅이 단기간 금융소비자를 흡수한 비결을 두고 일각에서는 플랫폼과 간결함이 흥행비결이라고 평가한다. 대표적으로 계좌이체의 경우,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나 계좌번호를 몰라도 카카오톡 계정을 가진 친구에게 간편히 송금할 수 있다. 수수료도 은행이나 횟수에 상관없이 모두 0원이다. 

소액 마이너스통장으로 불리는 ‘비상금대출’도 카뱅 입출금통장만 가지고 있으면 휴대폰 본인인증을 거쳐 손쉽게 신청할 수 있다. 엄격한 심사를 거친 후 대출을 집행하는 시중은행과 다른 행보다.

고객 수 증가에 힘입어 여수신 잔액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예수금과 대출금 잔액은 각각 25조 3910억원, 21조 6050억원에 달한다. 2017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수신‧여신의 연평균성장률은 각각 67.1%, 63.8%였다. 같은 기간 국내은행의 수신과 여신 성장률이 각각 9.0%, 8.0%인 것에 견줘 압도적인 성장세다. 

재무적으로도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카뱅은 출범 이후 2년만인 2019년에 흑자로 전환했으며, 지난해에는 순이익 113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순이익 467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이익경비율(CIR)은 48.3%로 국내 주요은행의 평균보다 낮았다.

중금리 대출시장 확대를 시사한 카뱅은 최근 발을 넓혀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평가사로 활약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신용데이터 및 주요 금융권과 합작하는 데이터기반중금리시장혁신준비법인은 주주사들의 금융, 비금융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개인사업자 대상 혁신적인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금융회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뱅은 33%의 지분율로 2대 주주다.

중금리혁신법인은 지난 25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예비 허가를 금융위원회에 신청한 상태이며, 금융위의 허가만을 앞두고 있다.

카뱅의 IPO도 화젯거리다. 카뱅은 지난 28일 유상증자 결정 공시를 내고 일반공모 증자 방식으로 신주 6545만 주를 신규 발행한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 3000~3만 9000원이다. 최대 공모금액은 2조 5526억원이다. 

국내 및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마감일은 7월 21일, 일반청약은 같은 달 26일과 27일로 예정했다. 카뱅 상장은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서울지점이 대표주관사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공동주관사로 맡고 있으며, 오는 8월 중 상장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카뱅의 시가총액이 금융주 기준 KB금융과 신한지주에 이어 세 번째로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뱅이 제시한 공모가 희망범위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면 카뱅의 기업가치는 15조 6783억~18조 5289억원에 달한다. 

현재 국내 최대 금융지주인 KB금융(29일 12시 기준 23조 2852억원)과 신한지주(21조 1548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금융사가 된다. 하나금융(13조9462억원)과 우리금융지주(8조 4144억원)를 크게 앞선다.

카뱅 관계자는 “신주 발행 자금을 중‧저신용고객 대상 신용대출 확대 및 주택담보대출 등 신규 상품‧서비스 출시에 필요한 자본적정성을 확보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며 “우수인력 확보, 고객 경험 혁신,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소비자보호를 위한 인프라 확충, 금융기술 연구 개발 및 핀테크기업 인수‧합병 등에도 3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조인트벤처(JV)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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