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1일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외교의 유연성이 드러났다”면서 “한미 정상 공동성명은 한일 정상의 공동성명과 달랐다. 우리가 일본보다 더 유연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국가전략안보연구원이 주최한 ‘한국외교의 미래와 외교유연성’이란 주제의 전파포럼에서 “어떻게 보면 한국외교의 유연성이 워싱턴에서 1차 테스트를 거친 셈이다. 일단 전략적으로 미국 쪽으로 피보팅(전환)했고, 그래서 이후 중국 쪽 피보팅은 어떻게 할 것인가가 과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원장은 “그동안 문재인정부의 중재자 혹은 촉진자 역할은 한미 간 공조로 북핵 협상에 관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외교유연성의 성과로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외교유연성 관점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 한국외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현재 상황에서 북한의 반응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먼저 인센티브를 줄 방법이 없다고 볼 때 한국이 미국의 행동 공간을 확보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 대북제재의 전체 시스템을 흔들지 않고도 남북 간 ‘면제 조항’을 만들어서 인센티브를 대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김준형 원장은 “미국이 대북제재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도 체제보장 약속이나 불가침 선언, 정전선언을 발표할 수 있다면 이로 인해 대북제재에서 양보할 것이 훨씬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면서 “역시 우리 역할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토론자로 이날 포럼에 참석한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은 “2018년 남북, 북미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정부는 당사자이기도 했지만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자처했고, 이 중 촉진자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촉진자는 막후에서 역할하면서 전반적인 협상에 관여하는 것이다. 그런 역할에 집중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왕 위원은 “과거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잘 했을 때 북한 비핵화 협상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 러시아도 위기 순간 구원투수로 나섰던 적이 있다”면서 “주변국가를 2선, 3선에 세워두는 노력을 동원해야 한다. 이래야 성공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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