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4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오는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에 차질이 우려된다. 정부는 백신이 순차적으로 도입되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델타 변이 등의 확산으로 힘들 것이란 일각의 시각도 나온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 삼성역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박민규 기자
9일 정부는 수도권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데 따라 오는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당초 이달 1일부터 새로운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려 했지만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한 것이다. 전날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1275명으로, 이는 지난해 1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본격화하는 만큼 오는 11월 집단면역 형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집단면역의 기준은 한 번이라도 예방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전 국민의 70%를 능가했을 때이다. 7월 현재 국내 백신 1차 접종률은 30.2%이다.
하지만 빠른 전파력이 특징인 델타(인도발) 변이도 집단면역형성의 변수로 떠올랐다. 전날 기준 국내 지역 발생 확진자 가운데 델타 변이 검출률은 9.9%로 그 전주보다 3배 가량 늘었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12.7%이다. 델타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최대 2.4배 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델타 변이는 해외 주요 국가에서 급속도로 확산하고 우세종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국내 역시 변이 감염자 수가 급속도로 확산되면 연말 목표로 하는 집단면역형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사회적 거리두기 및 개인 방역에 철저히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이스라엘 보건부는 최근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델타 변이 유행 후 기존 94%에서 64%로 낮아졌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를 두고 화이자 측은 "백신 효과는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서 약해진다"면서 "2회차 접종 후 6∼12개월 안에 세 번째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도입 일정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도 우려된다. 올해 3분기 도입될 백신 물량은 총 9000만회분(4500만명분)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도입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을 뿐더러 해외 주요 국가에서 변이에 따라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시행된다면 경쟁이 치열해져 국내 도입이 더욱 지연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각에선 백신 조기 확보 실패와 접종 시작이 상대적으로 늦춰진 게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상반기 백신 물량은 정부가 올해 확보한 총 백신 물량 1억9200만회분(9900만명분) 중 9%에 불과한 1832만회분(916만명분)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혈전증 부작용 논란으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초기 접종률이 저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월 하루 평균 접종자 수는 2~3만명에 불과했다.
업계 전문가는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는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된 백신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고 접종을 진행하느냐가 관건이다"며 "현재 개발된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완전 무력화를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물량 확보 및 접종률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노력해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