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의 경영 시계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확산세가 좀처럼 안정되지 않으면서 경기 회복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백신 접종과 투자·고용에 대한 적극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확진자는 지난 7일 1212명 이후 24일 연속 네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확진자 발생 지역도 확대되는 추세다.
7월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 삼성역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박민규 기자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기업경기 전망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8월 종합경기 BSI 전망치는 전월대비 -7.1포인트 감소한 95.2를 기록했다.
올해 3월 이후 긍정적인 경기전망을 유지하던 BSI 전망치는 5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하회했다. 7월 종합경기 실적치 또한 전월 대비 -7.1p 감소한 99.1로 4개월만에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94.0)과 비제조업(96.7) 모두 8월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델타변이 발 4차 대유행이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업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비제조업은 계절수요 증가로 인한 전기·가스·수도 업종의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도·소매, 여가·숙박 및 외식, 항공운송 등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망치가 대폭 하락했다.
여기에 국제 원자재 가격 및 해상 운임비의 상승세도 불안 요소다. 한경연은 8월 수출 전망 악화 요인으로 비용 상승에 따른 수출가격 경쟁력 하락을 지목했다. 최근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소비시장의 코로나 재확산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우리 기업의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최근 재계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원자재·운임비 상승 부담이 겹치면서 물가상승을 동반한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자재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 요인을 흡수할 수 있도록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며 “백신접종률 제고를 통한 내수 진작은 물론 기업의 투자 및 고용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재계는 우선 코로나19 사내유입 차단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리스크 축소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지난 27일부터는 부속 의원을 보유한 대기업 사업장 40여곳에서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자체 접종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었고, 2차 접종 등 사내 면역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해외 생산 거점이 위치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코로나19가 지속 확산하면서 기업 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4차 유행 후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다시 확대하고, 사내 방역 매뉴얼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선 사내 코로나 확산이 걱정이지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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