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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에 ‘잠잠’ 북, 성김 방한 맞춰 움직이나

2021-08-22 07:00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한미연합훈련 개시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담화를 잇따라 내고 반발했으나 본 훈련 엿새째인 21일까지 실제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과 러시아의 북핵특별대표가 동시에 한국을 찾아 다음주인 23일과 24일 한·미, 미·러, 한·러 간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제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런 상항을 반영하듯 북한은 한미훈련에 앞선 지난 1일과 한미훈련 개시일인 10일과 11일 연달아 비난 담화를 내고 ‘안보위기’를 말했던 것과 달리 21일 현재까지 잠잠한 상황이다. 

통일부는 20일 북한 동향에 특이사항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9시 남북통신연락선 정기통화 시도에 대해 북한 측의 응답이 없었다”고 전하면서 “8월 11일 김영철 부장 담화 이후 북한 당국의 추가적인 입장 표명도 현재까지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군 동향도 특이 사항은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15~16일 미사일 발사나 포 사격 훈련을 앞두고 선박의 항해를 금지하는 ‘항행 경보’를 동해 동북부 해상 일대에 발령한 바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미사일 발사나 무력 행위는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전방에서 저강도 대응훈련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북한의 ‘김여정 담화’가 나오면서 지난해 6월 4일 ‘김여정 담화’에 이어 6월 9일 남북통신연락선 단절, 6월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이어졌던 일련의 사태가 반복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왼쪽)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러시아의 북핵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은 같은 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2021.8.21./사진=연합뉴스


특히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한미훈련에 대해 “우리에 대한 선제타격을 골자로 하는 침략적 성격이 있다”고 했고, 김영철 부장은 담화에서 “엄청난 안보위기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단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 일각에선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새로운 무기시험을 실시할 계획에 따라 신형 잠수함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하거나 국제사회가 비판하기 애매한 수위의 도발도 예상됐다. 

반면 다른 일각에선 북한의 이번 한미훈련 비난 담화 발표나 남북통신선을 복원시켰다 2주만에 다시 차단하는 등 주목을 끌고 있는 것에 대해 바이든 정부의 시선을 붙잡아둘 의도일 뿐 북미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시킬 정도의 도발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왔다.
  
이번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은 취임 이후 두 번째이며, 러시아 북핵대표인 이고리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도 서울로 불러들여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마르굴로프 차관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매우 생산적인 방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강력 반발한 한미훈련 도중에 미·러 북핵수석대표가 동시에 한국을 찾게 되면서 북한의 무력시위가 미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측이 방한 일정에 앞서 북한 당국에 당연히 귀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러가 전격 만들어낸 한반도의 ‘외교 시간표’에 따라 북한은 서울에서 이뤄지는 한·미·러 북핵대표들의 협의 결과 및 성김 대표의 대북 메시지를 지켜본 뒤 다음 대응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성김 대표의 첫 방한 직후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를 내고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로 대화 제의를 거부했었다.

이와 함께 최근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맞아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입장이 다른 가운데 북한을 포함해 외교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한편, 한미는 23~26일까지 2주차 연합훈련 일정을 이어간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인 연합지휘소연습(21-2-CCPT)으로 지난주 1부 ‘방어’ 훈련에 이어 2부 ‘반격’ 훈련이 이뤄진다. 이번 한미훈련은 양국 장병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참가 병력을 더욱 줄여 사상 최소 규모로 실시되고 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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