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1등의 고뇌, ‘제주삼다수’…광동이냐 뉴페이스냐

2021-08-31 17:17 | 이미미 기자 | buzacat59@mediapen.com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국내 생수시장 1위 제주삼다수 판권이 시장에 나왔다.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기존 위탁 판매협력사들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새로 공고를 내면서, 연간 3000억원에 달하는 삼다수 매출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식품업계에서는 제주삼다수 판권을 LG생활건강이 따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친환경 무라벨을 적용한 제주삼다수 그린/사진=제주개발공사 제공



제주개발공사는 그동안 제주도 외 지역의 삼다수 유통은 협력사에 맡겨왔다. 판권 계약기간 단위는 4년이다. 앞서 2017년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이 판권을 가져갔다. 광동제약은 소매 시장을 맡고, LG생활건강은 비소매(업소용) 시장에 제주삼다수를 유통하고 있다. 해당 계약은 오는 12월 14일 종료 예정이다.

상호 합의에 따라 1년 더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제주개발공사는 현상 유지 대신 가능성을 열어두는 쪽을 택했다. 

지난달 삼다수와 제주감귤, 휘오제주 등 상품의 제주도 외 지역 위탁 판매 협력사를 모집한다는 입찰 공고를 낸 것이다. 입찰 완료 후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다음 달 중 우선협상자를 선정한다. 

소매·비소매 부문을 다시 하나로 합쳐, 2017년 이전처럼 단일 업체와 판권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는 것도 변수다. 1998년 3월 삼다수 첫 출시 이후 14년 간은 농심이, 2012년부터는 광동제약이 국내 판매를 맡아왔다. 

가능성은 세 가지다. 광동제약이 재입찰에 성공하거나, LG생활건강이 소매까지 맡게 되거나 아예 새로운 제3자가 차지하는 경우다. 

광동제약은 2012년부터 삼다수 판매를 맡았지만 2017년 입찰에서 비소매용 판권을 LG생활건강에 내줬다. 소매용 채널만으로도 삼다수는 광동제약 매출의 30% 가까이를 차지했다. 광동제약이 제약업계 1조 클럽에 가입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식품업계는 광동제약이 재입찰에 성공할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 있다. 지난 4년 간 삼다수 점유율 추이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50%대 점유율을 유지하던 삼다수는 생수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40.7%까지 내려갔다. 

1등이란 타이틀만 유지하고 있을 뿐, 시장 지배력은 오히려 약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전까지 4+1 계약, 사실상 5년 계약을 자연스럽게 이어왔던 제주개발공사가 태도를 바꾼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은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를 통해 비소매용 삼다수 판매를 해왔다. 탄산음료와 달리 코카콜라음료의 먹는 물 ‘휘오’ 등은 입지가 약하다는 점이 걸리지만, 지난 4년 간 삼다수 판매 노하우를 쌓았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회사와 손 잡는 것보다는 안정적이다.  

5년 전 입찰에 참여했던 롯데칠성음료와 농심 등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 회사가 참여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과거와 달리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농심 ‘백산수’가 생수시장 2, 3위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입찰에 대해서는 특별히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나 농심은 삼다수를 같이 판매하면 자사 브랜드 점유율이 분산되지 않겠느냐”며 “오히려 PB생수를 강화하고 싶은 유통기업 등 뉴페이스가 뛰어들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