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후속효과로 증권담보대출금리가 차례로 인상되고 있다. 신용융자 금리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일 확률이 높아 기준금리 인상 이후까지 여전한 기세로 이어지던 ‘빚투’(빚내서 투자)도 주춤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증권가에도 서서히 영향을 주고 있다. 일단 증권담보대출금리를 오르는 회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담보대출이란 투자자들이 가진 주식·채권 등 증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대출을 지칭한다. 주로 재투자를 위해 이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NH투자증권은 증권담보대출금리를 오는 27일부터 0.2%포인트 상승한 6.5~9.3%로 올린다고 예고한 상태다. 기존 금리는 6.3~9.1%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장기 채권 금리가 바로 오르면서 그 인상분이 증권담보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준 모습이다.
관건은 신용융자 금리다.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를 할 경우 적용받는 금리가 바로 이 신용융자 금리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 신용융자 금리는 현재 5.3~8.6%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신용융자 금리에는 아직 변화가 없는 상태다.
그러나 결국에는 증권사들도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게 될 경우 증권사들의 금리인상은 더욱 확정적인 상황으로 굳어질 확률이 높다.
업계는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평균 금리가 0.1~0.2%포인트가량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한 ‘빚투’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개인들의 신용융자거래 잔액은 지난달 중순 25조원을 넘긴 뒤 잠시 주춤하는 듯하더니 이달 들어 다시 25조원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은행→증권사 흐름을 나타냈던 자금의 이동 현상도 금리가 오르면 다시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예금이자가 낮은 수준이긴 해도 예금의 메리트가 과거보다는 커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증시 유동성에도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운용하는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자가 몰리는 등 증권사들이 ‘머니 무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금리인상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질 경우 ‘빚투’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증권사들의 실적도 악화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