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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카 테슬라 애플카... 자율주행차의 미래는

2015-03-03 17:55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현바로 공학박사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 2월말 열린 오토모티브 테크-AD 베를린 2015(Automotive Tech.AD Berlin 2015) 행사에 다녀왔다. 2014년을 시작으로 2월에는 독일 베를린, 11월에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매년 두 차례 열리는 자율주행자동차 포럼이다.

연구개발직에서 보통 학회는 논문 발표가 주가 된다.  이번 포럼은 유럽/북미 주문자부착상표(OEM), Tier 1&2, 반도체 회사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현재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하는데 겪는 어려움을 공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래에 예상되는 이슈들도 토론한다.

자율주행자동차가 현실화 되기까지에는 다양한 어려움들이 있다. 기술적인 문제는 기본이고 법률과 보험과 같은 제도적인 문제도 있다. 심지어 개인이 판단하기 너무 힘든 도덕적인 문제까지 다뤄졌다. (예를 들면, 갓난 아이를 태운 가족이 운전하는 차량과 60대 노부부가 운전하는 차량 중 하나와 고속도로에서 어쩔수없이 충돌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물론, 판단은 자율주행 중인 자동차의 몫이다)

필자는 운이 좋게 이번 포럼에 초청돼 토론세션의 조정자(moderator) 자격으로 참석을 했다. 이번 포럼에서논의된  주요  트랜드를 정리해본다.

센서 조합의 수렴화: 특정 방향에 대한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카메라, 레이더, 레이저, 초음파 등을 조합한 360도 전방향 커버(omni-direction coverage)를 상시 구현한다.

전방 카메라 또는 전방 레이저: 전방 카메라는 스테레오가 가장 보편적이고 OEM에 따라서는 세 개의 렌즈도 활용을 한다 (아우디). 레이저 스캐너는 구글카와 같이 360도 스캐너가 해상도 측면에는 우세하지만 양산을 고려했을 때 360도 스캔은 가격과 연산파워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방에 장착된 180도 스캐너로 차별화하였다.

시스템 성능의 일관성: 안전한 자율주행의 기본은 성능이다. 엔지니어는 일관된 성능을 보여주는 시스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운전자의 선호도는 일관되게 좋은 시스템 (사용) > 일관되게 나쁜 시스템 (사용안하면 그만) > 일관되지 않은 시스템 (신뢰 불가) 정도가 되겠다.

운전자 신뢰 쌓기: 운전자가 새로운 시스템을 처음 경험할 때는 반드시 신뢰 쌓는 단계가 필요하고, 이는 단순히 OEM만의 문제는 아니다 (제도적인 장치가 있으면 스피드업 가능). 또, 신뢰가 쌓인 시스템 이용 중 발생한 작은 사고 한번이 신뢰를 완전히 없앨 수 있기 때문에, OEM은 이럴 때를 위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 지난 2월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오토모티브 테크-AD포럼에선 자율주행차의 미래와 법률및 보험문제, 해커공격에 대비한 사이버보안등에 대해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구글 vs OEM?: 구글카로 인해 현재 자율주행자동차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기존 OEM들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테슬라와 애플까지 경쟁에 들어왔다.) 그럼 과연 자율주행자동차의 미래는 구글과 OEM의 대결 구도를 띠게 될 것인가?

일단 한가지 확실한 것은 두 그룹의 접근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자동화의 정도의 따라서 5단계로 나뉘는데 (SAE기준으로 운전자를 보조해주는 기능인 1단계에서부터 완전 자동화인 5단계까지가 있다),

기존 OEM은 1단계에서부터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버텀업(bottom-up)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현재는 2단계 (부분 자동화) 와 3단계 (조건 자동화) 중간 즈음 어딘가에 도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구글은 4단계 (높은 자동화)와 5단계 (완전자동화)에만 집중하고 있다.

타산업에서 배우기: 자율주행 개념 자체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고, 이미 활용도가 높은 산업이 있다. 바로 항공 산업이다. 장거리용 민간 항공기에는 오토파일럿 기능이 항상 탑재되어 있고, 조종사가 직접 조종하는 이착륙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간에서는 실제로 이 기능을 주로 사용한다. 주 목적은 조종사의 편의와 연료 절약이다. 자동차 산업에서 자율주행 기술 노하우가 이미 성숙되어 있는 항공 산업을 벤치마킹 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보인다.

법률과 보험: 자율주행 자동차가 정착하는 데는 기술적인 문제보다 제도적인 문제가 더 까다로운 부분이 분명 있다. 자율주행 중인 자동차들끼리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누구의 잘못이며 (차주인? 자동차 제조회사? 소프트웨어 제조사?) 누가 보상을 하는가 등은 빙산의 일각이다.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가 워낙에 많고 또 나라별로 따라야 하는 교통법규가 조금씩 다르기 마련이다. 기술 개발할 때 사전에 많은 부분이 고려되어야 한다. 법률과 보험 전문가를 초청하여 제도적인 부분을 공식적으로 토론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차량 사이버 보안: 차량 OEM들 사이에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최근 GM은 최고사이버안전책임자(Chief Cybersecurity Officer)를 선임했다.) 아직까지 사이버 보안으로 인한 피해는 없다. 모든 주요 제어기들은 이미 전자화되어 있는데다 소프트웨어 집약체인 자율주행 자동차를 악의 가진 해커가 가만히 둘 리가 없다.

실제로 타인의 컴퓨터 내의 데이터를 원격으로 암호화를 걸어 돈을 지불하면 풀어주는 일명 “Data ransom”이 2013년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나리오로 주행 중인 차량의 브레이크 제어기를 담보로 해커가 돈을 요구하는 상황을 상상해 본다면 꽤 오싹하다.

우버: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버도 OEM에게는 걱정거리이다. 우버 같은 서비스가 확대되면 될수록 차량 고유의 브랜드는 점점 퇴색된다. 우버라는 최종 브랜드만 부각이 된다. 발 빠른 포드는 이를 견제하여 우버를 겨냥한 서비스를 영국 런던에서 현재 출시 준비 중이다. 대중 버스보다는 빠르고 우버X보다는 저렴하게. 2013년 구글은 우버에 약 2억6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자동차 제조업은 1908년 포드의 모델 T를 시작으로 한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되는 산업으로 발전해왔다. 높은 초기 투자 비용과 기존 OEM들이 수 십년 동안 쌓은 노하우는 아무나 함부로 들어올 수 없도록 100년 가까운 시간을 성벽처럼 굳게 지켜주었다. 2015년 현재 전혀 예상치 못한 산업군에서 적극적으로 위협을 가하려는 듯 보인다.

앞으로 10년, 20년 뒤 개인 교통 수단산업이 어떤 식으로 발전 (또는 변모) 될 지 전혀 예상할 수 없기에 흥미롭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기존 강자들이 도태되지 않으려면 세계가 변화하는 추세에 계속 눈을 뜨고 있어야 할 것이다. /현바로 현대차 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책임연구원,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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