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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덩' 반열 오른 시진핑, 미중 갈등 전망은

2021-11-14 07:00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중국 공산당이 11일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폐막하면서 40년만에 ‘역사결의’를 채택했다. 1945년 마오쩌둥과 1981년 덩샤오핑 시기에 이어 공산당 100년 역사상 세 번째 등장한 역사결의이다. 시 주석을 ‘3대 영도자’ 반열에 올려서 집권 연장의 명분을 다진 것으로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2년 임기를 시작한 시 주석은 2017년 재선출된 뒤 헌법에서 국가주석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했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20차 당대회에서 세 번째 집권이 확정된다면 15년 이상의 초장기 집권으로 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장기집권 체제 공고화는 미·중 전략경쟁 국면에서 ‘국제정치 현상 변경’에 대한 의지를 확신하고 결의한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에서 대만 문제는 21세기 전반기 내내 중대한 사안으로 남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중국 통일은 마오쩌둥도 이루지 못한 중국 공산당의 숙원 사업”이라며 “시진핑은 강력한 권력 집중을 통해 마오쩌둥을 넘어 중국 통일을 이뤄 시황제에 버금가는 인물이 되고자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에서 나온 안보 관련 보고서들을 보면 대만 해협과 서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 무게추가 점차 중국 편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은 대만 통일을 겨냥한 압박을 더욱 키워왔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RAND(랜드) 국방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전반적인 군사력 우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그간 A2AD 전략을 통해 미군이 실제 양안 간 문제에 개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군사 역량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중국이 개발한 DF-17, DF-21D, DF-26 미사일 등은 일본·대만·필리핀으로 연결된 제1 도련선 안으로 미군 항모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 또 양안 간의 군사 균형 역시 중국 측에 유리하게 기운 지 오래”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중국군의 대만 공격과 미중 간 군사적 충돌이 당장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미·중 패권 경쟁에서 대만 통일 문제는 상당히 미묘하고 복잡하게 돌아갈 전망이다.
 
김 교수는 “중국은 외교적으로 대만을 고립시키면서 경제적으로 대륙에 대한 의존성을 강화시켜서 평화적인 방식으로 통일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면서 “2020년 현재 중국은 대만 무역의 26.3%를 점유할 정도로 최대 무역 국가가 됐다. 시진핑 치하에서 양안 통일을 오는 2035년까지 달성한다는 시나리오가 널리 회자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대만과 미래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동맹’을 구축해 중국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 김 교수는 “대만의 TSMC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만을 안는 국가가 향후 미·중 전략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대만이 이 기회를 틈타 독립을 추진할 것을 크게 두려워하면서 조바심을 내고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설이 계속 나도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집권당인 민주당의 통치 역량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최근 버지니아 주지사선거 패배 후 내년에 치러질 중간선거에서도 참패할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김 교수는 “미국의 국내정치가 혼란스러워지는 가운데 반중(反中) 분위기는 높아지지만 실제 정책 집행 능력은 약화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대외 환경 변화는 대한민국의 외교·안보에 엄청난 도전과 번민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일단 15일로 예정된 미중 첫 정상회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어쩌면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차기 정부 5년의 최대 외교 난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요소수 사태’에서도 드러났듯이 중국과 긴밀히 얽힌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 속에서 한국의 취약성이 너무 크다. 한미동맹도 점차 변수화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대선 캠프가 내건 외교·안보정책 공약들은 과거 진영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뿐 아니라 현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문제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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