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2022년도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여야의 치열한 신경전이 감지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약 관련 예산 반영을 두고 첨예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예산 심사 파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6일 예산안조정소위를 열고 증액·감액 심사에 착수한다. 예산안조정소위는 상임위원회별 증액·감액 의견을 반영하고, 최종 예산안 수치를 가감하는 '최종 관문' 격이다.
민주당은 일상회복 지원금 등 예산 확대를 제안할 방침이지만, 야당은 문재인 정부 100대 문제사업을 정리해 삭감을 단단히 벼르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지난 10월19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0.19./사진=연합뉴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민생 회복과 경제도약 예산으로 국민 삶과 직결된다”면서 ‘추가 예산 확보’를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예산안 확대의 근거로 △일상회복 지원금 △지역화폐 확대 발행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폭 확대 등 ‘3대 패키지’ 해결을 제시하면서 “내년에는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가 있어 신속한 상황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위기대응 여력을 내년 본예산에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도 “(지방에 가면) 유용하고 서민에 도움이 되는 지역화폐 예산을 왜 이렇게 삭감해 절망감을 느끼게 하느냐는 이야기가 많다”면서 증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정부 사업들 가운데 잘못됐다고 판단한 100개를 선정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문제 사업의 기준으로 △민생무관 한국판 뉴딜 2.0 △알박기 사업 △불요불급 사업 △혈세낭비 사업 △정책실패 면피용 사업 등을 제시했다.
예결위 소속 국민의힘 예산소위 위원들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 604.4조원 이하로 조정 △적자국채 77.6조원 대폭 축소 △차기정부에 부담 전가시키는 사업 최우선 삭감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반영한 선심성 사업 등 검증 △삭감 재원 활용한 필요 사업 증액 등 등을 소위심의 5대 원칙으로 내세웠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적자국채 77조 6000억원을 대폭 축소하여 미래세대 부담전가를 최소화하겠다"며 "임기 4개월을 남겨둔 상태에서, 소위 발 담그기용으로 반영된 대규모 신규사업 등 차기정부에 부담을 전가시키는 사업을 최우선적으로 삭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1월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재의 원내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관련 예산을 최대 쟁점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를 '전 국민 일상회복 방역지원금'으로 이름을 바꿔 기존 방역사업에 관련 예산을 반영하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방역 사업을 소관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여야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으로 50만원 지급안(이해식), 25만원안(박완주·박재호·서영교), 20만원안(백혜련)을 내놓았다. 증액안 규모로 보면 각각 25조9,000억원, 10조1,000억원, 10조3,000억원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매표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이만희 의원은 "전국민재난지원금, 일상회복지원금으로 포장된, 소위 이재명 후보 선거지원금은 국민의 70%가 반대하고 있다"며 "특히 선거법 위반 논란, 정부 반대에 직면하고 있고, 내년도 세입이 아닌 올해 세입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내년도 예산안 심의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단 국회는 29일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상임위 심사도 마무리하지 못한 곳이 많아 합의 처리 기한을 지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