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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
상속문제 때문에 하소연 하는 기업인들
주변에서 흔히 매출을 제법 올리는 기업인들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필자에게 가업 상속과 관련해 하소연 하는 기업인들이 꽤 있다. 그럴 때마다 속 시원한 답변을 해 주지 못해 참 안타까웠다. 적지 않는 기업인들이 회사 상속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십억 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상상을 초월하는 거액의 상속세를 낼 현금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평생 집과 회사가 오가며 허리띠를 질끈 매면서 기업을 일구다 보니 회사의 매출도 커지고 주식 가치는 높아져 기업 덩치가 커지다 보니 상속세액도 상대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방법은 주식을 팔아 상속세를 내거나 회사를 제 3자에게 파는 수밖에 특별한 방법이 없는 것이 참 안타까웠다.
“열심히 일한 당신! 이젠 쉬어라!” 광고 카피처럼 정말 기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무섭고도 절망적인 생각이 든다. 개인의 책임을 중시되는 자유 대한민국에서 상속을 미리 준비하지 않는 기업인 자신의 잘못도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상속제도는 터무니없게 까다롭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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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상속세 6조원을 정상 납부하겠다는 내용을 밝히자 삼성그룹 관련 주가가 요동쳤다. 이런 폭탄덩어리 상속제도에 발목 잡혀 장수기업이 좀처럼 나오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현실성 없는 상속제도를 하루 속히 고쳐야 한다./사진=연합뉴스 |
폐업, 해외본사 이전, 사업축소, 투자회피는 국민경제 좀먹는 일
이처럼 폐업, 해외본사 이전, 사업축소, 투자회피는 국민경제에서 악 중에 악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수많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잘 버텨온 기업들이 상속에서 순간 좌절해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체 세수 중 상속세 및 증여세가 전체의 2%밖에 안 되기 때문에 중소기업 고용이 줄어들고 법인세가 덜 걷힌다면 특히 상속세 부담 때문에 폐업을 하는 상황이라면 세제를 무조건 개선해야 한다고 필자는 강력히 주장한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6%의 2배 수준으로 높다. 선진국인 독일, 영국은 세제 혜택이 많고 홍콩, 싱가폴, 뉴질랜드는 상속세를 폐지했다. 또한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 스웨덴, 캐나다, 호주처럼 낮은 자본이득세로 대체한 국가가 있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본사를 아예 이들 국가로 이전하는 기업도 많다.
이런 폭탄덩어리 상속제도 때문에 한국의 장수기업은 좀처럼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독일, 일본만 하더라도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기업들이 1000개가 넘는 반면에 100년이 이제 넘긴 기업은 7개 정도 뿐이니 200년이 지나면 1~2개나 남아있을지 정말 의문이다. 결론적으로 상속이 장수기업을 탄생시키는데 가장 큰 암덩어리다.
갤럭시S6는 기업가정신의 산물
최근 개최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6 호평을 받았다. 이번 신제품은 이재용폰이라고 알려져 있다. 후계자의 기업가정신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삼성전자도 가업을 승계할 시점이 다가오는데 다른 기업들처럼 성장의 한계에 부딪쳐 경영 위기가 봉착하기보다는 오히려 적임 후계자 덕분에 기업을 정상적으로 이어받아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오히려 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시각보다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역할에 박수치면서 응원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현실성 없는 상속제를 확실히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정체하여 머물려 있기에 한국경제가 너무 갈 길이 멀다./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